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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25. 2016

변화에 대한 사견

변화는 어렵지만, 시나브로 이어지는 것 또한 변화다.

예전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차장님과 오랜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러시더군요. 요즘 (예전) 거기도 좀 시끄럽더라고. 사실 해당 조직을 나오고 나서 이전 그곳에 대해 관심을 둘 여유가 없던 까닭에 '그래요?'라고 대답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통화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무슨 일인가 하고 찾아봤지요. 그곳을 생각하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기사들이 등장합니다. 말로는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어려운.

변화는 어렵지만, 시나브로 이어지는 것 또한 변화다.


문득 출근 첫날이 생각났습니다. 출근 첫날부터 뒤통수에 알밤이 하나 날아왔습니다. 감사실에 쌓인 서류가 잔뜩인데 계산기를 그렇게 느리게 두드려서 되겠냐는 이야기였죠. 그리고 1년 남짓의 시간이 지나 인사팀으로 발령을 받아 간 이후 저는 종종 감사실에 불려 갔습니다. 저에게 알밤을 선물하셨던 과장님의 비공식적인 부름이었죠. 엑셀을 알려달라는. 계산기에 익숙했던 과장님은 엑셀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우셨었나 봅니다. 환경은 변하고 변화를 따라가야 하긴 할 듯한데,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물어보자니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하셨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2006년도에는 토요일에도 회사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진 주 40시간 제라는 게 충격이었던 시기죠. 기간제 법도 없었으므로 매년 3년, 4년, 5년 계약직도 참 많았습니다. 그 속에는 저도 있었지요. 점심 먹으면서 젓가락질이 이상하다고 핀잔을 받기도 하고, 저는 밥도 못 먹었으면서 상사가 밥 먹고 온다고 나가는 걸 바라보며 상사가 올 때까지 자리를 지켜보기도 했지요. 불과 10여 년 전 일이지만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안 되는 그런 일을 그땐 그랬습니다.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


하지만 세상은 변합니다. 10여 년 전 제가 첫 출근을 하던 날과 2016년 지금  첫 출근을 하는 친구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많은 분들을 만납니다. 그중 일부는 과거의 경험을 빌어서 우리들에게 그들의 생각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우리가 그들의 말을 단지 그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일일 겁니다.



대학원 과제를 하면서 '경성자원(hard resource)'과 '연성자원(soft resource)'라는 단어를 만났습니다.
출처 [우형록 교수의 변화를 넘어 미래로(3)] 조직 변화는 강요 대상이 아니다

경성 자원은 말 그대로 hard 한 자원으로 설비, 장치, 그리고 제도나 정책 등이 해당합니다. 반면 연성자원은 사람, 문화 등이 해당하죠. 그리고 이 글에서 우형록 교수님은 최약고리모델(weakest link model)을 이야기하며 변화가 더딘 연성자원에 대한 변화관리를 이야기합니다. 조직이 변화관리가 성공하려면 이 '연성자원'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이죠.


개인적 경험으로 보면 연성자원인 '사람'은 참 안 변합니다. 그러한 고정적인 속성은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의 경험에 따라 더욱 강화되기도 하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HRM의 요소는 채용과 신입사원으로서 시작하는 시점에서의 경험입니다. 이 두 요소가 기업에서 인재가 어떻게 성장하고 가치를 만들어 내는가에 중요한 요소라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어쨌든 세상은 변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우리들도 조금씩 나이를 들어갑니다. 지금의 우리 세대들이 조금 더 사회의 가운데로 들어갈 시기가 되면 주 44시간제가 주 40시간 제로 바뀌듯 크고 작은 변화들이 조금 더 일어나리라 생각하고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한 개인의 미래에 대한 단순한 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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