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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Oct 03. 2016

정답으로부터의 자유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라.그러면 당신의 삶은 당신의 것이다.

일찍이 프리드리히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했다. 신으로 대표되는 절대적이고 획일화된 이념과 진리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였다.
(기사 링크)'야구의 신은 죽었다'. 김성근 감독의 변화를 기대하며 中에서

HRM분야에서 우리들은 늘 말합니다. 우리가 맡고 있는 분야에 정답이란 없다고. 그래서 늘 HR-er들은 비록 정답은 아니더라도 기존보다 나은 답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공부하고 고민하고 만들어보고 운영하기를 반복합니다. 그 과정에서 속상하고 아픈 경험도 종종 마주하게 되죠. 그런데 가끔 사실은 종종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내는 우리들의 답 대신 누군가로부터 주어진 정답을 원하고 상황을 마주하곤 합니다.

"자네는 필립 코틀러를 믿는가?
나는 필립 코틀러를 믿지 않네. 나는 오직 소비자만을 믿지." (중략)
필립교도는 말 그대로 필립 코틀러 신봉자를 뜻하는 말이에요. 좀 심하게 말해서 필립 코틀러 얘기면 무조건 믿고 보는 마케터들을 의미하는 거죠.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서재근 / 휴먼큐브 p67 , p88

기사를 보면서 문득 위의 책이 생각났습니다. 필립 코틀러 님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훌륭한 분이고 그래서 우리가 존경하지만 그도 사람이라는 본질적 제약은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무조건적인 믿음을 우리는 맹신이라고 부르죠. 믿음이 맹신이 되었을 때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바뀌는 일들을 우리는 제법 많이 경험해 왔습니다.


과거의 성공경험에 근거해 현재에도 성공할 거라는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를 생각해 본다면 파나마 운하의 건설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니카라과를 제치고 파나마가 후보지로 굳혀지던 무렵, 프랑스가 먼저 삽을 떴다. 시행자는 러셉스. 수에즈 운하 건설자라는 명성을 바탕으로 자본을 모집한 그는 1881년 공사를 시작했으나 암반 투성이인 험난한 지형과 황열병에 봉착, 1889년 손들고 말았다. 인부 2만 명도 목숨을 잃었다.
출처) 서울경제, 오늘의 경제 소사/8월 15일, 파나마 운하(링크)

김성근 감독님에 대한 요즘의 글들을 보면 그래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데이터란 사람의 해석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내기 마련인데 그 해석의 기준이란 결국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기준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겠죠. 같은 형태의 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해석하여 적용하지만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던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어느새 10월입니다. 우리는 또 1년의 시간을 우리의 경험으로 만들어 갑니다. 그 경험이 우리를 붙잡을지 아니면 그 경험에 새로운 삶을 부여할지는 미래의 시간이 현재의 시간이 되었을 때야 알 수 있겠죠. 오늘의 정답이 내일의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내 생각이 어느 면에서는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생각하는 시간의 경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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