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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r 02. 2019

나는 왜 대학원을 가는가?

굳이 대학원을 갈 필요가 있을까?

회사에서 제가 다시 학교를 다닌다는 말을 하면 많은 반응들이 "굳이 왜?" 입니다. 혹은 "대단하다"는 반응도 있죠. 회사와 공부를 병행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들 놀라는 눈치이고, '박사과정'이라는 타이틀에 다시 한 번 놀라기도 합니다. 본 글은 제가 대학원이라는 곳을 가는 이유를 주관적인 경험을 빌어 남겨놓은 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자신에 대한 돌아보기 이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혹여나 누군가 저처럼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그 판단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제 프로필에서 보듯이 전 2006년 1월 1일 인사팀 발령을 시작으로 우리가 HR이라 부르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럴 수 있지만 당시 제가 몸담고 있던 중소기업이라는 곳에서 HR을 배운다는 건 어쩌면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일을 해야 하는데 왜 하는가에 대해 알려주는 이는 없고 대부분은 기계적인 행동들만 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회사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렇게 퇴근 후 여러 HR모임이나 강의 등을 찾아다니면서 제 머리 속에 각인되듯 들어와 자리한 두 가지 말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적합한 HR model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성공할꺼야"

어느 HR담당자 모임에서 술이 몇 차례 돌았을 무렵 들려온 말입니다. 당시 BSC를 도입했던 어느 기업의 담당자가 결국 '실패'했다며 하소연을 하며 했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전 HR을 시작한 지 몇 개월 정도 된 상태였는데 그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거 내가 해볼 수 있을까?'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무식해서 용감했다고 할까요. HR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였기에 어쩌면 무모한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결국 이 말은 제가 지난 13년 남짓의 HR담당자로서 경험을 통해 구체화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는 HR담당자로서 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종의 숙제가 되었습니다. 


"opellie, HR을 정말 계속 하고 싶으면 대학원을 가세요"

역시 어느 HR담당자 모임에서 지금은 모 대학의 회계학과 교수님으로 재직중이신 분으로부터 이 말을 들었습니다. 당시 몇 번 뵙지 않았던 자리였는데 왜 갑자기 그 말을 하셨는지 모르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말이죠. 사실 그 당시에는 그냥 좋은 말씀을 주신 거라는 수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첫 출근 당시 30만원이 전재산이었던, 중소기업에 다니는 신입사원에게 대학원을 다닌다는 건 일종의 사치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돈이 없어 대학원은 갈 수 없지만 이듬해 우연히 마주한 온라인 MBA과정을 들었고 몇 년이 더 지나 경영대학원을 다녔고, 이제 3월부터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되는 저를 보면 말입니다. 


"생각하고 있는 HR의 모습이 있어요?"

대학원 면접과정에서 받은 질문입니다. 짧은 면접 시간동안 교수님 앞에서 주름을 잡기는 어려웠지만 분명한 건 나름의 HR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그거 내가 해볼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실무적인 방법에 대해 지난 13년 남짓의 시간동안 고민해 왔다면 "대학원"을 통해 이론적 관점에서 그 고민을 검증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opellie에게 대학원은 경영학의 한 분야로서 HR을 완성하는 방법입니다.

경영이라는 학문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여타 기초학문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학문의 완성을 이론 혹은 경험 어느 한 면만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는 점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영학의 한 분야인 HR도 마찮가지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대학원은 제가 해왔고 하고 있는 HR이라는 분야에서 제 나름대로 분야를 완성하기 위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굳이" 힘들게 대학원을 가려고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대답입니다. 


한 분야에서 갖게 된 숙제를 완성하는 과정으로서 대학원


기대도 걱정도 됩니다. 지난 경영대학원을 다닐 땐 매 학기 한 번 꼴로 응급실을 다니기도 했었기에, 그 보다 더 많은 공부와 시간 투자를 요하는 박사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라는 조바심도 듭니다. 그래도 한 가지 명확한 건 HR담당자로서 일을 시작하면서 들었던 위의 두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대학원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열심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바탕으로 해보고자 하는 것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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