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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Feb 24. 2019

방향으로서 목표와
행동을 위한 산출물

출퇴근 길에 책을 보거나 무언가 건설적인 걸 해보겠다는 다짐을 해보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누적된 피로와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일정한 움직임의 조합은 자주 책이나 다른 무언가 대신 잠을 자게 하곤 합니다. 특히 유난히도 바쁜 1~2월의 출퇴근 길은 거의 잠과 함께 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잠과 함께 하지 않은 틈에 눈에 들어온 TED영상이 있습니다. John Doerr의 'Why the secret to success is setting the right goals' 입니다. 

2017년도에 사내에서 '직무정보도출'이라는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표현으로는 '직무분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직무분석'에 대해 구성원이 가지는 불편한 생각들로부터 벗어날 필요성이 있었고, 무엇보다 실제 도출하고자 하는 정보가 기존의 '직무분석'의 틀에 맞게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직무정보도출'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진행을 했지요. 이 때 사용했던 주요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Q1. 우리가 해당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만들어 내는 산출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Q2. 이 산출물을 필요로 하는 / 이용하는 사람 / 조직은 누구일까요?
Q3. Q1의 산출물은 Q2의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도움/가치/기여를 제공할까요?
Q4. Q1~Q3을 활용해 가치명제를 만들어 봅시다. 
      Form.(산출물)을 통해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한다.
이 단계가 제대로 정리되고 나면 다음으로 마지막 질문을 합니다. 
Q5. 가치명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하는 행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질문은 산출물에서 시작해서 행동으로 마무리 됩니다. 산출물에서 시작해 행동으로 마무리되는 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Q1의 산출물은 우리들이 아닌 우리 선배 혹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정해진 상태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면, Q5에서의 행동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행동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는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일전에 직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했던 '주어진 것에서 만들어가는 것으로'라는 문장과 그 맥을 같이 하겠죠. 동시에 이는 다음과 같이 표현해볼 수 있을 겁니다. 

정해진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방법


여기에서 다양한 방법론들은 그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경험의 다양성만큼이나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겁니다. 선배들이 해온대로가 아니라 내가 편하고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는 과정인 셈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상호간에 약속한 '산출물'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들과 직무수행자가 공통으로 이해하고 합의된 '산출물'입니다. OKRs에 감히 대응해 본다면 KRs에 해당하는 것이겠죠. 


위의 John Doerr의 영상을 보면 OKRs의 창시자라 불리는 앤디 그로브의 고전적인 영상이 나옵니다. 그 영상에서 '목표'를 이렇게 말합니다. '목표는 방향이다. The objective is the direction.' 라는 말입니다. 이는 영상의 초반부에서 John Doerr의 말에서도 나옵니다. '올바른 방향을 가진 올바른 목표 the right goals fot the right reasons'


위의 5가지 질문들 중 Objective로서 삼고자 했던 질문은 Q4입니다. 이는 우리가 해당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의미하죠. 내가 하는 일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생각하고 토론하고 일종의 수렴지대를 만들어가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올바른 방향 the right reasons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John Doerr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How do you set these goals the right way?"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First, you must answer the question, Why?"

그리고 좀 더 뒤에서 이렇게 말하죠.

"And these(OKRs) are not used for bonuses or for promotions"


아마도 지금쯤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평가제도의 프로세스로서 '목표Objective'설정을 완료했을 듯 합니다. 한 번 쯤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가 설정한 목표가 '올바른 방향'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이죠. 혹시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없이 보너스나 승진을 위한 판단의 목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죠. Jonh Doerr의 말 처럼 이는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들의 일을 보다 잘 하고 그 일에 대해서 나름의 논리와 생각, 나아가 주변으로부터 전문성을 인정 받을 수 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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