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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Feb 17. 2019

HR담당자가
조직문화를 이야기하는 이유

HR담당자인 나는 왜 조직문화를 이야기하는가?

제 글들을 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듯이 저는 HR이라는 일을 합니다. 첫 직장에서 HR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났을 때 첫 이직이라는 걸 했고, HR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고모형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두 번 째 이직을 했습니다. 어찌보면 운이 좋은 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몇 번의 이직과정에서 HR이라는 끈을 놓지 않았고, 중간에 공백없이 일을 해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꽉 채운 13년이 지났고 여전히 일을 하면서 생각하는 건 장기적인 관점의 무언가 입니다. 지금 당장의 성과가 아닌 몇 년 후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 오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몇 년 후의 모습들을 이어가다보면 그 마지막에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생각이 머무른 지점이 있습니다. 글 제목에서 언급된 '조직문화'입니다. 


엄밀히 말해 저는조직문화를 대상으로 일을 하거나 조직문화를 공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머리 속 사고의 기준은 HR을 기준으로 돌아가고 있죠. 그래서 HR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HR의 각 영역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HR의 각 영역들은 각 영역에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하나의 형태로 수렴하게 됩니다. 그 수렴지점이 바로 조직문화 입니다. 


비유하자면 일종의 퍼즐맞추기와 그 원리가 비슷합니다. 퍼즐을 맞추는 과정에서 만일 우리가 전체 그림의 모습(우리가 바라는 조직의 모습)을 이해하고 있다면 개별 조각들을 맞추는 데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각 조각들의 모양(특성)을 이해하고 서로 달라보이는 모양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만들어지도록 합니다. HR에 있어 제도는 그 퍼즐의 조각들로, 그렇게 완성된 퍼즐조각은 바람직한 조직의 모습 즉 조직문화가 됩니다. 조직문화가 완성되면 각 퍼즐 조각은 각각의 퍼즐 조각이 아닌 그림의 일부로서 연결된 모습이 만들어집니다. 더이상 제도를 강조하지 않아도 방향성이 내재된다고 할까요. 그 상태가 되면 HR은 줄일 수 있는 한 최대한 제도를 없애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행동을 인위적으로 하도록 강제할 이유가 없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조직문화는 구체적으로 보이거나 들리거나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는 하나의 조직 내에서 형성되어 있는 일종의 공감대 consensus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달리 말하면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갖는 생각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구체적으로는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과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HR이라는 제도를 통해 사람들의 마인드에 영향을 주겠다는 생각은 어찌보면 다소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욱이 HR을 하는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이 정말 옳은 것인가?에 대해 우리 나름의 주관적 판단이 가미되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우리는 경영진의 생각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 HR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직무의 MTP(Massive Transformation Purpose)를 가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습니다.


 해석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고 스티브 잡스 님이 했던 '고객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신뢰합니다. HR이라는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경영이라는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HR이라는 일의 특성이라고 할까요. 다른 직무보다 HR이 조직문화를 좀 더 제대로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HR은 가치관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합니다. 


생각해보면 조직문화란 어떤 특정의 모습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노나카의 SECI모델처럼 암묵적 지식과 명시적 지식이 계속 순환하는 구조라고 할까요. 일종의 살아숨쉬는 유기체로서 조직 그 자체에 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 조직의 문화를 만들었다' 가 아니라 '우리 조직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라는 문장이 더 적합할 듯 합니다. 적어도 전자의 문장을 적용할 수 있는 상태의 조직문화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HR은 계속 모니터링하고 제도를 통해 환경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어느 분이 조직문화에 대한 재능기부를 하면서 조직문화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담달부터 시작될 대학원 과정 덕분(ㅜㅜ)에 직접 참여 하지 못하지만 제시된 질문들에 대해 제 나름 대로의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글은 다음의 질문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Question. 나는 왜 조직문화를 공부하는가? 


엄밀히 말해 저는 조직문화를 공부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분야는 HR이지만, HR이 만들고자 하는 궁극적인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HR담당자는 결국 조직문화를 공부하고 이해하고 HR담당자로서 지금의 우리들이 만들고 시행하는 제도들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 방향성이 우리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조직문화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짧게나마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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