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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pr 06. 2019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강제성의
부정적 영향

을 이 글에서는 '구조화된 강제성'으로 설명합니다. 

"하면 좋은데 애들이 말을 안들어"

근래에 어느 팀장님으로부터 들은 말입니다. 아마도 제가 다른 팀이기도 하고 팀장을 맡고 있으니 조금은 편하게 이야기한 것도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의 생각이 맞음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인사팀장이라는 사람에게 말한 것도 있을 겁니다. 본 이야기는 이러한 '좋은(?)생각'이 왜 '좋지 않은' 혹은 '갈등'의 씨앗이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라고. 물론 이 말을 듣는 입장에서 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이 정도 말을 할 정도면 신뢰가 없을 가능성이 높겠죠) 아마도 또 그런다 정도로 듣고 넘길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위하는 거라며 큰 소리를 내고 일종의 강제성을 부여합니다. 설사 그 무언가가 나름 긍정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 무언가에 '강요' 내지 '강제', 그것도 논리나 합리성이 아닌 수직관계에 의한 '강요' 내지 '강제'가 붙으면 그 순간 그 무언가가 가진 긍정성보다 강제가 만들어 낸 부정성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업이라는 곳은 기본적으로 수직관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위의 강제성은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의 경험에 근거한 일종의 '답'이 기업이라는 조직이 부여한 계층구조를 만나면서 강제성을 강화시키는 셈입니다. 


구조화된 강제성


이러한 현상을 이야기하는 관련 문헌을 아직은 본 적이 없지만, 이와 같이 '한 개인의 경험에 근거한 일종의 '답'이 기업이라는 조직이 부여한 계층구조를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강화된 강제성'을 본 글에서는 '구조화된 강제성'이라 표현을 해보려 합니다. 여기에서 '구조화'라는 단어는 '조직 내에서 일종의 상호작용의 반복을 통해 해당 조직 내에서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도록 만들어진 체계' 정도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조화된 강제성이 가지는 가장 큰 부정적인 영향은 한 개인의 생각 내지 경험을 '구조화'함으로서 새로운 생각이나 답의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낮춘다는 데 있습니다. 구조화되어 있음을 이유로 더 이상 '왜why?'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봤을 법한 말로 '시키는 대로 해' 혹은 '왜 그리 말이 많아' 라는 말들이 나오는 시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개개인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소위 말하는 '사람'에 충성하는 누군가를 만들게 될 겁니다. 제가 HR실무자로 5년차를 보내던 무렵 모 대기업의 HR 2년차 정도의 사원이 저에게 했던 'HR은 그렇게 하는게 아냐' 라는 말에 담겨있는 것도 이와 맥이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제성은 기본적으로 그 강제성을 말하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에 의해 발현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한 사람이 발휘하는 강제성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경험에 기반한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의 방향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간다면 그는 최대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숨기고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움직이도록 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위에서 말한 '강제성'이 만들어내는 부정적 영향이 극대화되는 모습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강제성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조직은 정체상태가 될 겁니다.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그 강제성에 의한 과거의 경험을 여전히 유효한 답으로 가져갈 겁니다. 


어릴 적 전 책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교과서 이외에 다른 책들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죠. 심지어 만화책이나 무협소설마저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부모님은 한 번도 '책 봐라'는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어린 opellie는 부모님께 책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정약용 선생님의 '목민심서'라는 책이었는데 사실 실제 사놓고는 제대로 본 기억은 없습니다. 그냥 일종의 심술이라고 할까요. 


같이 일하는 친구에게 저녁에 남아서 일을 해야 한다거나 이대로 하세요 라는 말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일이란 스스로가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같이 일하는 친구가 단지 시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진 않습니다. 일에 대해 제가 '부여한' 일을 '자신의 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언젠가 그 친구도 상급자가 되고 팀장이 되어 자신과 함께 일하게 될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대에는 강제성보다 합의와 협력이 중요한 가치라 말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집단지성 없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란 더욱 어려운 시대가 될 지도 모릅니다. 한 개인이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움직이기엔 세상이 생각보다 많이 세분화되고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인에 의한 강제성은 과거에 머물러 있지만 협력에 기반한 집단지성은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고민할 수 있게 합니다. 무엇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더 필요한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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