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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10. 2019

Speechless를 들으며
눈시울을적시다

알라딘을 보면서 혼자 눈시울을 적신 한 사람의 이야기

지난 달 알라딘 영화를 봤습니다. 회사에서 만든 일종의 이벤트로 전 직원이 함께 영화관람을 한 덕분이죠. 사실 평소 영화를 거의 못보고 살던 탓에 나름 기분전환에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뭐라 말하긴 좀 애매하지만 일종의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할까요. 


어릴 적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알라딘, 노틀담의 곱추, 뮬란 등은 주요 OST를 외울 정도로 듣고 다니기도 했었지요. 알라딘의 타이틀 곡인 A Whole New World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실 알라딘에서 A Whole New World가 나올 땐 일종의 반가움이 들었지만 알라딘 이라는, 어쩌면 눈물과는 다소 거리가 먼 듯 보이는 영화를 보면서 살짝 눈시울을 적신 장면과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자스민 공주가 Speechless를 부르는 장면이죠. 모든 순간이 멈춰진 채로 자스민 공주의 노랫소리가 영화관 전체로 울리는 Speechless는 정말 압도적이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 노래를 듣는 제 눈가에는 눈물이 살짝 맺히고 있었습니다. 영화관이란 이런 점에서 참 좋죠. 아무도 모르게 살짝 눈물을 훔칩니다.


이런 비슷한 경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몇 년 전 다들 익히 잘 아시는 시스터 엑트 라는 뮤지컬을 보고 있을 때였죠. 전체적으로 신나는 분위기이지만 견습 수녀인 메리 로버트의 노래 장면에서 혼자 또 울었지요. 당시 옆 자리에 모르는 여성분들이 앉아계셨는데 아마도 보셨다면 이상하게 보셨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뭐 그런 걸로 울어"라는 말


우리가  자스민 공주의 Speechless에서, 메리 로버트의 노래에서 눈물을 보이는 누군가를 보며 '뭐 그런 걸로 울어' 라는 말을 했다고 하면 어떨까요? 상대방이 비교적 내향적이라고 한다면 자신을 더욱 감추게 되지 않을까요. 이건 일종의 비유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는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이러한 일들은 생각보다 자주 우리가 마주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자신의 기준으로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말들과 그 말에 힘들어하는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그런 말을 하는 입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말을 듣는 입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건 우리가 하는 생각과 행동의 기본이 우리 자신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사람이기에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지만 그래서 더욱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Speechless, (특히 너무 화가 나서) 말을 못하는

어쩌면 '뭐 그런 걸로 울어' 라는 말을 들은 누군가는 너무 당황스럽지만 아무 말을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우리는 해볼 필요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A Whole New World에 감명받는 사람이 있고 Speechless에서 여운을 갖는 사람이 있습니다. 시스터 액트의 주인공을 보는 누군가가 있고 어느 순간에 나오는 꿈많은 견습 수녀를 바라보는 누군가도 있지요. 우리가 사는 조직에는 어쩌면 이런 모두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이라는 것이 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무언가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한 사람의 생각만 옳은 것으로 정해지는 조직에서는 다양성이란 찾기가 어려울 겁니다. 선임이 후임의 생각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뭐 그런 걸로 울어" 라고 핀잔을 주면 후임은 더 이상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자스민 공주의 Speechless를 다시 들어봅니다. 

#공감한다는 것 #서로다른기준에대한이해 #나와너는다르다 #Speech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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