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KPI를 관리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조직성과지표에 대한 관리가 HR의 영역인가? 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릴 수는 있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HR이 무엇인가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조직을 HR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두면서 그전까지는 일을 하면서 다소 무게를 가볍게 하고 있었던 조직에 대한 관리, 특히 조직 성과관리에 대해 조금씩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목표의 cascading이라는 관점에서 조직목표나 성과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개인 목표 역시 올바르게 설정되기 어렵다고 본다면 HR이라는 일을 좀 더 잘하기 위해 그 환경으로서 조직에 대한 setting까지 일을 넓히고 있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물론 이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속한 조직과 같이 소규모로 움직이는 조직에서는 저와 비슷한 역할이 필요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직성과지표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KPI 정의서라는 걸 만들어봤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강점특성 중 수집특성 덕분에 과거 여기저기 보이는 대로 모아둔 자료들을 다시 꺼내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제 생각을 더해 다시 정리를 해봅니다. 무엇보다 기존 자료를 통해 확인하기 어려웠던 건 왜 그 항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보았던 KPI정의서들에 대부분 포함되어 있었던 선행지표와 후행지표에 대해 데이비드 파멘터에 관한 이야기도 이들의 구분이 KPI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그 필요성이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KPI를 다루는 많은 경영 도서들이 선행 지표와 후행 지표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것은 KPI에 대한 논의를 모호하게 할 뿐이다. 우리는 성과 측정지표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면서, 후행 지표(결과)와 선행 지표(성과 동인)라는 용어를 배제한다.
- 핵심 성과지표의 개발과 활용, 데이비드 파멘터, p36, InterworkSolutions
KPI정의서라는 결과물로서 양식 자체가 아닌 KPI정의서에 어떤 항목이 왜 필요한가? 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말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실 일을 하면서 제가 종종 일의 진행을 멈추고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게 정말 필요한가? 혹은 '왜 하는가?'라는 질문이죠.
제가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KPI정의서를 만들기 위한 기본 항목들을 작성해 봤습니다. 양식보다는 그 항목들을 관리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각 항목의 존재이유를 작성합니다.
1. 정의
정의는 말 어쩌면 해당 KPI의 존재이유를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지표가 의미하는 바, 그리고 왜 이 지표가 중요한가? 에 대해 설명합니다.
2. 기준
기준에 대해 우리는 간혹 평가 혹은 판단, 잘하고 못함을 결정함 등등의 의미로 보고 그렇게 활용될 것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다만 본 글에서 이야기하는 KPI의 개념, 즉 '성과를 극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보여주는(데이비드 파멘터, p28)으로서 KPI를 측정하는 기준을 말하며 이는 달리 표현하면 '진단'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즉 현재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기준을 의미합니다. 지하철을 반대방향으로 탔을 때 우리가 반대방향으로 탔음을 알려주는 지하철 역 표시와 같은 역할을 의미합니다.
앞의 '기준'이 해당 지표의 존재이유라면 '기준'은 해당 지표의 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Reference
reference는 해당 지표로 측정된 이전 기의 결과값입니다. 이는 해당 지표를 기준으로 하는 data 관리를 의미합니다. 동일한 지표(기준) 다른 결과값이라면 무언가 다른 게 있다는 말이겠죠.
4. 측정주체
데이터는 경우에 따라 실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부서와 그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서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후자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경영진이 되겠죠. 지표 pool이 MECE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면 해당 pool의 KPI관리만으로도 조직 전체의 움직임을 일정 수준 이상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MECE요건의 충족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이 함정이긴 합니다. 결국 지표를 지속적으로 관리함을 전제로 시간이 그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연결지표
우리가 기존에 보아왔던 선행과 후행의 변형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다만 무엇이 선행이고 후행인가의 방향성을 버리고 (그 방향과 상관없이) 연결성만을 표기하는 항목입니다. 이는 일종의 bottle nect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 할 수 있는데 저도 이 부분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정답은 아니겠으나 우리가 KPI를 왜 관리하는가? 그리고 그 왜why와 맥을 같이 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지표의 어떤 항목들을 관리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우리들이 관리하는 KPI가 파멘터가 말하는 KPI의 개념에 부합하게 작동하고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