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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ug 06. 2019

변화주도자로서  HR 담당자에 대하여

이미 오래전부터 들어왔던&어려운 이야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설레는 일입니다. 그 사람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와 연결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공동의 분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HR을 시작할 때 저에게 어느 분이 했던 이야기처럼 "아는 것도 없고, 심지어 배워서 회사로 돌아가서 활용할 수도 없는" 아이가 인사팀이 찍힌 명함 하나만 들고 여러 모임에 참가를 하고자 했을 때 내치지 않았던 덕분에 HR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고, HR을 한 지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난 후 연락을 드리거나 주신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계속 배울 수 있다는 건 HR을 하는 사람으로서 참 고마운 일입니다.


요즘 들어 기업의 상급자 분과 이야기를 하면서 종종 듣는 이야기가 "인사(HR)가 참 어렵다" 그리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라는 말입니다. 나름의 답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제가 HR을 하면서 HR에 대해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이자 HR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지요.


HR을 하면서 저는 한 번도 정답을 만들려고 노력한 적이 없습니다. "내 말이 정답이니 무조건 따라오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저는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으니 한 번 따라와 보시는 게 어떠세요."라고 말을 합니다. 물론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HR이 가지고 있는 암묵적인 위상이 제가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이러한 제 워딩에 힘을 실어준 경우도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요.


위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그러면 "스스로 정답이라 말하지 않는 제도를 하는 게 맞는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HR이란 그 특성상 HR 담당자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HR제도를 이해하고 취지에 맞게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율적인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라 한다면 정답이 아닌 것이 구성원들에게 체화되도록 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 제가 제시하는 단어는 "방향성"이라는 단어입니다.

방향성이란
"1+1은 2야"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가 2를 만들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이야기하는 것


"방향성"은 HR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쩍 말하는 횟수가 많아진 단어입니다. 조금 달리 표현하면 "일관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고 또 다른 단어로 표현하면 "가이드 guide"라고 말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지나온 시간의 HR경험들이 수렴되는 지점에 존재하는 것이라 할까요. 사람들에게  "1+1은 2야"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가 2를 만들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개념적으로 이야기해 보면 "우리 조직을 자율성과 성과가 모두 높은 & 지속성을 갖춘 조직을 만들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라고 할 수 있고 여기에 더해 HR은 "이러한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조직으로서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론들에 이러한 것들이 있고 일단 이러한 제도들로 구체화해서 해보자"는 제안을 공식적으로 하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데이브 얼리치는 그의 책 HR Champions에서 이야기한 변화주도자로서 인사전문가가 가져야 할 세 가지 유형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1. 혁신활동을 통한 변화: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 혹은 절차를 수립하고 적용하는 것에 초점
2. 프로세스 변화: 실제 업무가 수행되는 방식에 대한 개선에 초점
3. 문화적 변화: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어 재개념화되는 경우
출처: HR Champions, 데이브 얼리치, p268, 미래경영개발연구원

그리고 이어서 『변화주도자로서 인사전문가는 이러한 세 가지 유형의 변화를 모두 다루어 나갈 수 있는 기업의 역량을 구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269』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구체화 버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이 '방향성'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한다"
- 영화 트랜센던스 중에서


주말에 영화를 소개하는 어느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연히 마주한 문장입니다.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과거의 방식으로는 예측이 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높아지는 불확실성은 어느 순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겠지요. 언젠가 어느 분이 저에게 던졌던 "내가 했던 HR로는 이해가 안 돼"라는 말처럼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우리가 적정 수준의 예측가능성과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흐름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흐름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끌어가면 그건 더 이상 불확실한 존재가 아닌 예측 가능한 존재가 되지 않을까요?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생일선물로 받았던 책이 있습니다.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는 책은 곽재구 시인의 '아기참새 찌꾸'라는 동화책입니다. 책에서 아기 참새 찌꾸는 기류를 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기류에 부딪혀 계속 실패하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기류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기류를 탈 수 있게 됩니다. 흐름을 이해하지 않고 억지로 부딪히면서 얻은 건 상처와 실패뿐이었지만 흐름을 이해하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자연스럽게 기류를 타게 됩니다.


확실히 HR에서 불확실성은 높아지는 듯합니다. 어쩌면 오늘날 그리고 앞으로 HR 담당자들에게는 변화 주도자로서 역할이 더욱 크게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변화주도자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데이브 얼리치의 4가지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이미 오래전에 나왔음을(책이 2003년도에 나왔으니 적어도 15년 이상 그전에) 생각해 본다면 변화 주도자로서 우리들을 생각해볼 필요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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