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평가를 처음 만난 건 2008년입니다. 제가 MBO라는 걸 처음 만나면서 그와 함께 만난 아이입니다. 사실 당시에 역량이라는 것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이해없이 당장 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눈 앞의 것들을 다루는것만으로도 많이 벅찼던 시기였죠.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제가 마주했던 역량평가 중 역량평가의 취지에 가장 맞게 운영했던 시기였다는 점일 겁니다. 당시에는 왜why 하는가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말이죠.
실무자로서 역량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성과평가와 역량평가에 대해 제가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고 그 생각의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성과평가와 역량평가에 대한 이해 by opellie
성과평가
성과평가는 '우리가 해온 것에 대한 평가'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해온 것'의 시간을 우리는 보통 1사업년도, 즉 1년 정도를 단위로 하고 있지요. 성과평가의 주요 대상은 '직무를 수행한 과정'과 '직무를 수행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 낸 결과'의 두 가지 입니다. 이는 성과평가 시점에서 이미 지나간 시간의 것들이 주요 대상이 됨을 말합니다. 하고자 하는 바를 달성했는지, 달성하는 과정에서 적정한 노력과 절차를 따랐는지 혹은 그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성과평가가 기본적으로 지나온 시간의 무엇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그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결과는 미래의 성과에 대한 기여 가능성을 포함하게 되며 이러한 영역들은 이어서 이야기할 역량평가로 이어집니다.
역량평가
역량평가는 '우리가 해나갈 것을 할 수 있음에 대한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이는 우리가 앞서 성과평가에서 도출된 개선점들을 고려하여 앞으로의 우리의 행동이나 해야 할 일들을 구체화할 수 있는 것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해당 직무에서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그 가능성 평가를 위한 기준이 필요하고 그 기준으로서 우리는 '역량'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는 특정한 행동이 관찰되는지, 관찰되면 그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는 개념의 역량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보상과의 연결
따라서 성과평가와 역량평가는 그 성격에 맞는 보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성과평가는 금전적 보상으로 역량평가는 승진으로 연결된다고 말을 하지만 좀 더 명확하게 하자면 성과평가는 지나온 과거로서의 당해년도에 귀속된 보상과 주로 연결되며, 역량평가는 승진을 포함해 해당 구성원이 전문가로서 성장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인정을 '잘했어'라고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보상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습니다.
보상과의 느슨한 연결
따라서 성과평가와 역량평가 점수를 합산하여 종합점수를 만들고 그 점수를 기준으로 연봉과 인센티브를 결정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보상과의 연결 개념을 고려했을 때 다소 엉성한 제도라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로서 성장하고 있다면 그만큼 성과를 잘 낼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항상 성립한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고, 우리들의 현실적인(?) 평가방식을 고려하면 직무성과 이외의 다른 요소들, 특히 영업 조직이 아닌 경우에는 더욱, 이 가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성과평가는 당해년도 성과의 결과에 기반해 움직이는 인센티브로의 연결을, 역량평가는 미래의 가능성, 즉 전문성의 판단에 기반한 연봉과 승진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따라서 연봉구조 역시 등급제에 기반한 성과차등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평가와 보상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느슨한 연결'의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역량Competencies에 대하여
역량competencies를 만났을 때 주어진 개념은 『'탁월한 성과 수행자가 평균적인 성과 수행자보다 훨씬 일관되게 발현하는 행동(behaviors that excellent performers exhibit much more consistently than average performers)' - 밀코비치 보상, p217, 도서출판 문』이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듯 최초의 역량은 불명확한 점이 많았지만 위와 같은 보다 명확성이 담보되는 형태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다음의 역량이 나아갈 모습은 역량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해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어딘가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역량의 기준이 「탁월한 성과 수행자가 평균적인 성과 수행자보다 훨씬 일관되게 발현하는 행동」이 아닌 직무 자체로서 무언가가 되어야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