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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ug 25. 2019

개발 측면의 MBO

MBO에 대해 논의해보기

책을 보다가 인사담당자들에게는 이미 충분히 익숙한 MBO라는 단어를 다시 만났습니다. MBO라는 단어를 처음 만난 건 대학생 때이고 HR을 한 시간도 나름 일정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 이미 서로에 대해 잘 안다라고 말을 할 뻔도 했지만 책의 내용을 보면서 지금까지 MBO와의 거리가 멀리 떨어진 채로 그 상태로 유지되어온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고 있습니다.

MBO는 두 가지의 다른 배경(조직적인 측면, 개발적인 측면)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 먼저 MBO의 조직적인 측면은 Drucker에 의해 개발되었다. (중략) Drucker의 MBO는 MBO의 양적인 측정(quantitative measurement)의 중요성을 강조한 Odiorne에 의해 확장되었다.
MBO의 또 다른 배경은 개발적인 측면이다. Levinson에 의하면 MBO의 두 번째 기원은 McGregor의 연구에 기초하고 있다. McGregor는 MBO의 질적인 특성(qualitative nature)을 강조하면서 MBO는 직무의 개발과 성장에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조직개발과 변화 , Thomas G. Cummings 外, 한경사, p392


MBO의 두 가지 관점

책은 MBO에 대해 두 가지의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실무적으로 우리가 주로 배우고 다룬 MBO는 이 중 양적인 측정(quantitative measurement)에 치중되어 있었죠. 만일 MBO가 책의 이야기처럼 두 가지의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가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지금까지 움직여 왔다면 어쩌면 지금이라도 조금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McGregor가 말하는 MBO의 질적인 특성으로서 개발 측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McGregor는 An uneasy look at performance appraisal 이라는 아티클을 통해 성과평가performance appraisal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티클에서 McGregor는 MBO를 설계함에 있어 반영된 세가지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임금인상, 승진, 이동배치, 강등/강급이나 해고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적/체계적 판단의 근거를 제공
2. 부하직원subordinate가 (일을)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부하직원의 행동이나 태도, 스킬, 직무지식 등에서 필요한 변화를 제안하는 수단으로 활용
3. 상급자가 개개인에 대해 코칭이나 카운슬링을 제공하는 기초자료로서 활용


이제 우리는 우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MBO의 실무적 모습이 위의 세 가지 필요성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우리 자신과 우리 조직에 대해 던져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저는 이 질문을 저에게 하면서 더욱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두고 HR제도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양적 측면보다 질적측면이 더 중요하다가 아니라 지금까지 양적측면, 위의 필요성 중에서 주로 1번에만 초점을 맞추고 2번과 3번이 부족했으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즉, MBO제도 설계의 취지에 맞게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개발측면을 제도의 운영에서 가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임금인상이나 승진 등의 보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MBO가 아닌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 즉 현재 우리가 어느 지점에 있고(where he stands)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guide를 제공할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1번의 필요성을 무시하거나 버릴 수는 없습니다. McGregor의 말처럼 1번 목적의 평가가 없다면 임금인상이나 승진 등의 제도들을 변별력을 가지고 sensibly하게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 기업에서 등급제 등의 평가방식을 없애겠노라 말했을 때 실무자들이 "그럼 보상은?" 이라는 반응을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번 목적의 평가와 보상의 연결을 유지는 하되 지금처럼 밀접하지 않고 조금은 느슨하게 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느슨해짐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2번이나3번의 필요성이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개념의 MBO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McGregor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부하직원은 스스로for himself 단기 목표를 수립합니다. 상급자(관리자)는 이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며 단 이러한 개입은 부하직원들이 다음의 몇가지를 이행한 이후에 이루어집니다.

(1)부하직원이 자신의 일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해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에 대한 우리 개개인의 생각이 기업이 기대하는 일에 대한 역할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2)부하직원이 자기자신에 대해 강점과 약점에 대해 신중하게 측정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3)부하직원이 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입은 기본적으로 가정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McGregor는 이 가정에 대해 '개개인들이 그 어떤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잘 알고 있음'의 대상으로 capabilities, needs, strengths and weaknesses, goals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인사평가에 대해 앞의 가정과는 반대로 개개인들에 대해 상급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제 우리가 개발 측면의 인사평가를 하고자 한다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가정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전자의 가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capabilities, needs, strengths and weaknesses, goals 등에 대하여 스스로 확인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guide와 coaching을 제공하는 것이 될 겁니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음에 대하여

잘 알고 있음의 대상 중 goals이 있습니다. 사실상 직무에 대해 인식의 명확성이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 신입사원이 자신의 직무 goal에 대하여 알고 있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부하직원이 자신의 goal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해서 이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에게 그것도 모르냐고 말을 하는 경우(가 없다고 말하고 싶지만 간혹 마주한 경험이 있어서 드리는 이야기이지만)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일정에 팀장과 팀원의 목표관계에 대하여 작성한 글을 남겨둡니다.



McGregor의 이야기는 우리가 그동안 MBO를 다루면서도 무언가 개운치 않아했던 이유를 이야기해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트료시카 인형의 가장 바깥 인형만 바라보는 것으로도 인사가 가능했던 시대의 조직관점에서의 MBO를 인형 안에 인형, 그 안에 인형을 보고 상호간의 영향과 관계를 고민해야 하는 인사가 필요한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었음을 말합니다. 개발 측면의 인사평가에 대해 좀 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Douglas McGregor, An uneasy look at performance appraisal,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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