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을 보다 잘 하기 위해 시작한 실무적인 조직설계 방법론
본 글은 HR을 이야기하면서 차마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조직설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설이라기 보다는 조직의 기대역할 > 직무배치 > 인력 배치 라는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조직에 대한 생각을 Jay R. Galbraith의 책과 BSC에 관련된 Strategy Map의 내용을 활용해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 내용들이 주관적인 생각들로 연결되어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HR을 하면서 조직설계를 직접 다룰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일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느끼는 무언가 채워지지 않음이기도 했습니다. 책으로 배운 것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론의 본질과 현장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요구되는 까닭에 현장에서의 조직설계를 직접 다루는 경험의 부족은 더욱 HR담당자가 조직설계에 다가가기 어렵게 만들었던 듯 합니다. 경영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잡았던 주제가 공교롭게도 ‘조직설계’였습니다. 누군가 그 주제를 하라고 했던 것도 아니고 HR을 하는 아이가 조직설계를 주제로 잡았다고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줄곧 HR만 해온 아이의 눈에 비춰진 현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던 듯 합니다. 대단히 잘 했던 건 아니지만 무사히 졸업을 했죠. 물론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말이죠.
조직설계는 단순히 조직의 외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넓게 보면 기업의 사업방향이나 목표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뿐 아니라 그러한 사업과 목표를 수행하는 조직 하부의 움직임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HR을 하면서 느끼고 있던 부족함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이 생각에 대해 나름 확신을 할 수 있게 해준 건 J. R. Galbrath의 '조직설계방법론'이라는 책입니다. 책은 '선호되는 조직설계 프로세스'의 순서로,
전략 → 구조 → 주요 프로세스
→ 주요 인력 → 역할과 책임 → 정보시스템 → 성과측정과 보상 → 훈련과 개발 → 경력경로
를 이야기합니다. 달리 말하면, 전략과 조직구조, 주요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력이나 역할과 책임, 성과보상이나 훈련개발 등의 일련의 HR활동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할 수 있습니다. HR이 HR의 본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 조직설계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HR을 담당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국내 기업의 특성상 사업전략까지 함께 하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수 있음을 생각해 보면 HR담당자 입장에서 조직을 설계함에 있어 일종의 기준점으로서 삼을 수 있는 건 조직구조와 주요 프로세스일 듯 합니다.
'조직설계방법론 / Jay R. Galbraith'에서 저자는 조직구조를 전문화/ 조직형태/ 권력분배/ 부서화로, 프로세스를 자원의 할당 관점의 수직프로세스와 업무흐름을 중심으로 하는 수평프로세스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본 글에서는 이를 조금 변형하여 조직구조를 hierarchy축으로 프로세스를 process축으로 하여 조직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본 글에서는 업무 흐름을 중심으로 하는 process축을 기준점으로 하여 그 기준점에 직무 > 사람을 배치하면서 필요한 hierarchy 축으로서 전문화 / 조직형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보려 합니다.
Process축의 적용
'각각의 기능들이 순차적인 업무흐름에 따라 과업을 수행하게 되는 (Galbraith,p62)'구조를 우리는 process구조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process축을 적용하기 위해 기준점으로서 BSC의 내부관점internal perspective의 네 가지 프로세스를 차용합니다.
Internal processes' four clusters
Operations Management Process는 상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프로세스로 1)공급자로부터 원재료를 확보하는 활동 2)최종제품을 위한 원재료의 변환 3)고객에게 최종제품을 유통하는 활동 4)기타 리스크 관리활동 등을 포함합니다.
Customer Management Process는 고객 가치를 강화하는 프로세스로 1) 목표targeted 고객을 선정하는 활동 2)목표고객을 확보하는 활동 3)고객을 유지하는 활동 4)고객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는 활동 등을 포함합니다.
Innovation Process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세스로 1)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의 기회를 포착하는 활동 2)포트폴리오 연구 및 개발 활동 3)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의 설계 4)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온보딩하는 활동 등을 포함합니다.
Regulatory & Social Process는 유기체로서 조직 / 환경을 만들어가는 프로세스로 1)환경조성 2)안전과 건강 3)고성과 인재를 유인/유지하는 활동 4)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활동 등을 포함합니다.
조직역할 설정
기본적으로 HR담당자로서 HR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 조직설계가 가져야 할 순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직역할의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역할 수행을 위한 직무배치 역시 제대로 되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다만 조직역할의 설정이 생각만큼 쉬운 일도 아니고 HR담당자가 해결가능한 영역도 아닌 까닭에 우리는 위의 internal perspective의 process를 활용해보려 합니다. 가장 좋은 건 경영진이 사업목적이나 방향에 기초해 조직에 대한 기대역할을 설정하는 것이겠으나 현실적으로 이를 제대로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에 HR담당자 입장에서 그 역할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을 필요가 있고 그 대체물로서 각 process별로 기대되는 역할을 설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Operations Management Process는 상품 및 서비스를 생산, 유통,배치하는 프로세스로 Customer Management Process는 고객 가치를 강화하는 프로세스로 Innovation Process는 새로운 상품 내지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세스로 Regulatory&Social Process는 환경세팅을 하는 프로세스로서 기대역할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기대역할을 기준으로 이제 해당 기대역할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기능을 하는 직무를 배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번의 process의 경우 SCM이나 사업기획/관리 등의 직무가 2)의 경우 마케팅이나 CS에 관련된 직무들이 3)의경우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 직무가 4)의 경우 인사를 포함해 대관 등의 업무를 포함하게 됩니다. 간단히 표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전문화 - 직무의 배치
위의 그림을 그렸다면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 건 '전문화'입니다. Galbraith는 그의 책에서 전문화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전문화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되는 직무 전문성(job specialties)의 유형과 수를 의미한다. p35
따라서 직무 전문성 유형과 수의 세분화 수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조직의 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Galbraith의 말을 빌면 [전문분야가 다양할수록 각각의 하위업무들을 수행하는 데에는 유리하지만, 하위업무들을 전체업무로 통합하는 측면은 취약해진다. p44]고 하고 [기초에서 중급 수준의 스킬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업의 경우 세부적으로 나누지 않고, 고급 수준의 스킬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일수록 전문분야들을 세분화한다. p45]고 하고 있는데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한 개인의 직무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연결될 수 있는 직무의 군(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추가합니다.
조직형태 - 인력의 배치
조직형태는 조직의 수준(level)에 따라 각 부서를 구성하는 평균적인 인력의 수(통제범위, span of control)을 말합니다.(Galbraith,조직설계방법론, p35) 전통적으로는 적정한 통제범위는 7명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나 개인 경험상 Max 10명이 초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일 수행하는 직무의 수행방식이 매우 유사한 경우 그 통제범위를 10명을 초과하여 더 많게 늘릴 수 있으나 이는 직무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제범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Galbraith가 제시한 요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더와 집단 구성원들이 모두 숙련자일 경우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내용의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
각 종업원들의 업무가 상호 독립적인 경우
업무 성과가 쉽게 측정될 수 있는 경우
출처 : Galbraith,조직설계방법론, p48
'성장'관점에서 HR을 이야기하면서 '성장'관점의 HR이 단순히 사용자 혹은 근로자 어느 일방의 '성장'만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남길 바라지 않습니다. '성장'관점의 HR은 HR의 요소로서 조직과 사람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포함한 환경을 세팅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조직의 성장을 위해 HR은 조직설계에 일정 수준 발을 들여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이런 생각에 조직설계에 관하여 한 HR실무자로서 작성해볼 수 있는 조직설계 방법론에 대하여 생각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서적1 : 조직설계방법론/ Jay R. Galbraith / SIGMA INSIGHT
#참고서적2 : Stragegy Map / Kaplan and Norton / HBS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