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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Nov 03. 2019

무파사와 스카
우리의 모습에 대하여

영화 '라이언 킹(2019)'를 보고 남은 생각들

지난 7월 개봉한 라이언 킹을 봤습니다. 어릴 적 보았던 애니매이션을 보았음에도 새롭게 느껴지는 건 비단 실사판이라는 다름에 기인한 것만은 아닌 듯 합니다. 어릴 적 보았을 때와 지금까지의 시간 동안의 경험들이 영화와 다시 결합되면서 어릴 적엔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하게 된다고 할까요. 그래도 어릴 적과 같은 것이 있다면 선함이 이긴다는 결론이겠죠.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늘 바라는 것처럼 말이죠.


영화 속 스카는 말 그대로 '나쁜사자' 입니다. 나쁜 사자는 자신의 상대방에 대하여 약점을 노리고 심지어 그 약점이 만들어지도록 유도하거나 상황을 조작하기도 하죠. 그가 '나쁜'이유는 하나입니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하이에나를 활용하고 빛이 닿는 영역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그에겐 장기적인 미래나 자연이 그 기능을 상실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지요. 그는 '자신만의 이익', 그것도 지금 현재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생각하고 움직입니다. 


스카와 대비되는 무파사는 '순환'을 이야기합니다. '순환'을 통해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고 그 균형을 위해 행동합니다. 무파사는 무모하게 용기를 부린 자신의 용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아기사자 심바에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난 용감해야 할 때만 용감해진단다." / 무파사


언제 용감해야 하는지를 안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이 많다고 혹은 경험이 많다고 해서 자연스레 확보되는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언제 용감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판단'을 하도록 요구를 받습니다. 1+1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그 상황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카를 생각하면서 , 무파사를 생각하면서 우리가 지나온 시간 속 사람들을 돌아봤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제가 지나온 시간에는 있습니다.  상대팀 팀원이 이야기한 것을 안해도 된다고 말해놓고는 정작 자신이 몰래 진행했던어느 팀장도,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경험으로 컨트롤이 안되는 누군가를 내치기 위해 뒤에서 일종의 작업(?)을 하는 리더도 제가 지나온 시간 속에 있었지만 제가 그나마 잘 했다고 생각하는 건 그들과 동일하게 행동하는 대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일하고 말하고 행동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일 듯 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요. 


다행스러운 건 전자가 더 많긴 했으나 후자에 해당하는 분들도 소수이지만 있다는 사실일 겁니다. 왜 하는가?를 묻는 팀원에 대해 최대한 설명해주려 애쓰던 리더분들이 있었고, 구성원을 보고 최대한 환경적 균형을 맞춰주려 노력해주셨던 리더분들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뵌 지 8년 가까이 지난 상무님의 자제분 결혼식 소식에 좋은 마음으로 달려갔던 건 무파사의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셨던 리더분들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엔 다양한 경험과 생각과 사고를 가진 말 그대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양성은 기본적으로 '균형'을 내포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힘이나 외형적 권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전제로 합니다. 다양성이란 우리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려 있을 때 비로소 성립하는 것인 까닭입니다. 라이언 킹(2019)을 보면서 주인공이 심바임을 기억하면서도 무파사와 스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무파사와 스카, 둘 중 우리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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