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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Nov 12. 2019

실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한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우연히 어느 컨설팅 회사에서 블로그 컨텐츠로 올라온 제 글을 만났습니다. 편집이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내용 대부분이 그대로였고 출처도 찾아보기 어려웠구요. 글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은 가급적 하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글 하나하나가 그 글을 작성하는 이에겐 소중한 존재임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사회생활의 시작을 어느 중소기업의 감사실에서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적발'을 위한 감사를 했지요. 그걸 1년 정도 경험하고 나니 그러한 방식의 감사가 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경험하고 HR부서로 넘어갔습니다. 이후 감사를 받는 입장이 되어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감사란 잘못한 것을 적발하는 데 목적을 두어서는 안되고 우리가 '개선'이라 부르는 '나아감' 혹은 '나아짐'을 위한 것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꼭지가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하는 HR이라는 일이 가지는 특성일 듯도 한데, HR이라는 일에 대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HR을 포함하는 보다 큰 범위에서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하는 셈입니다. 동시에 opellie라는 사람이 HR이라는 일을 만들어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하는 '성장'이란 지속적인 나아감 혹은 나아짐을 필요로 합니다. 실수 혹은 작은 실패는 그러한 지속적인 나아감 혹은 나아짐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번 학기 수업 중 하나의 주제가 '기업가형 인재'이고 이와 관련해 '창업국가'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가지는 특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인데 전체적으로 이스라엘에는 있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으로 너무 명확히 드러나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실패하는 것이 남에게 알려져서는 안된다. p121
'창업국가, 댄세노르/사울싱어, 다할미디어'

우리나라 벤처기업들이 실패했을 때 그들의 실패가 우리나라 벤처 기업과 그 기업가 정신에 상처를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가라는 조직관점 뿐 아니라 사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기업이라는 조직에 적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실수 혹은 작은실패

우리는 일을 하면서 항상 실수를 할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만일 누군가의 모든 실수에 대해 그것을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책임을 물을 경우 많은 경우 더 이상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 할 겁니다. 대신 이미 검증되고 안전한 방식, 즉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일을 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수에 대해 혹은 작은 실패에 대해 면박을 주거나 강제적인 벌을 부여한다면 그걸로 우리는 그 누군가에 대해 더 이상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과 같게 됩니다. 이렇게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면 우리는 다시 다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기업이라는 곳이 무조건 포용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는 반론입니다. 실수가 많아지면 기대하는 바, 즉 성과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통제해야 할 실수와 그렇지 않은 실수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통제해야 할 실수가 가지는 특성은 다음의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의도성

혹자는 의도적인 실수 혹은 실패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의도는 주로 개인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하며 단기적인 성과를 기여하는 듯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 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성과를 낮추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경우입니다. 실수 혹은 실패가 기본적으로 '의도성'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실수의 특성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지만, 의도성을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원래 그렇게 해왔어라는 인식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관리/통제해야 할 실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반복성

실수 혹은 작은 실패와 관련해 보다 중요한 특성은 반복성입니다. 반복성은 동일한 실수 혹은 작은 실패가 반복되는가?에 대한 판단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우리는 일을 하면서 늘 실수할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실수가 반복되는지 아닌지에 대해 확인하는 일입니다. 실수가 반복된다는 건 단순히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단기적인 관점이지만 그 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실수 혹은 작은 실패로부터 배우거나 느끼는 것이 없다는 걸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실수 혹은 실패를 했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감추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추면, 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우리가 개선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겁니다. 실수란 잘잘못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잘 못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더 잘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적발중심의 감사

적발중심의 감사는 반복성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갖추어야 할 실수에 대한 인식을 갖추고자 하는 움직임을 방해합니다. 그리고 실수의 효과를 단기적인 수준으로 제한합니다. 실수를 감추고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새로운 방법이나 생각을 기업 내에서 시도해보려는 노력들을 제한합니다. 뭔가 다른 방식의 감사가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개인 견해임을 빌어 여기에서 다른 방식의 감사란 '어느 정도의 가이드를 제공해줄 수 있는 컨설팅 개념이 가미되는 형태'로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잘못된 결정에 대해 변명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본인이 한 일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고 방어하는 것은 잘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만약 무언가를 잘못했다면 그 실수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방어적인 사람으로부터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p130
자기 자신에 대해 방어적인 사람으로부터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는 말을 글을 쓰며 되새겨 봅니다.

여러 생각이 드는 밤에 책의 문구를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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