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세대'가 아닌 '통합자'라 말하고 싶습니다.
통합자 역할(integrating roles)을 두게 되면 진정한 의미의 다차원적인 조직을 창출할 수 있다. 통합자 역할은 기업이 기능별 우수성을 확보하면서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며, 고객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력을 갖고자 할 때 특히 필요해진다. 산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런 측면은 복잡하고 급변하는 세계에서 필수적 생존요건이 되고 있다.
조직설계방법론, Jay R. Galbraith, SIGMA INSIGHT, p107
사실 "낀세대"라는 단어 대신 "조율자"라는 단어를 생각했었다가 Galbraith의 "통합자"라는 단어가 생각났지요. 위의 말을 조금 달리 표현하면 '통합자'는 조직 내의 "(기능적 / 문화적) 다양성에 대응하는 역할"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통합자'는 경영진에 대한 '직접 보고가 가능한 구조'이어야 하고 동시에 '조직 내 발생하는 다양성을 들을 수 있는 구조'이어야 할 겁니다. 물론 여기에서 '구조'는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구조를 모두 포함하며 궁극적으로는 '소통'이 이루어지는 의미에서의 수평적 조직을 지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통합자의 역할로서 우리는 위와 아래 사이에 "끼어있는" "애매한" 위치가 아니라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통합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술 기운 대신 솔직함을 기반으로 대화를 합니다. '면담'이라는 단어가 주는 왠지 모를 어색함 내지 딱딱함 대신 일에 대한 조직에 대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HR담당자로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을 뒤로 하고 생각의 거리를 좁혀갑니다. 술을 마시면서 임직원의 정보를 듣는 게 아니라 이야기하는 상대방이 HR담당자를 믿고 이야기하고 술 기운을 빌어 상대방의 생각을 듣는 게 아니라 맨 정신으로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현재의 기업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제가 지나온 어느 시간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에 할애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윗 세대의 어떤 분들은 여전히 그런 저를 보고 "일을 안하고 논다"라고 말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Adam Grant의 영상 "The surprising habitss of original thinkers"에 인용된 Aaron Sorkin의 말 "You call it procrastinating. I call it thinking." 을 빌어 저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You call it procrastinating. I call it integraing."
덧붙여 이런 생각을 이해해주시고 왜곡되지 않게 바라봐주시는 상급자를 만날 수 있는 건 저에겐 정말 감사한 일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만큼 그 행동의 결과치를 만들어내는 건 HR담당자로서 제가 해야 할 일임을 항상 기억합니다. HR의 역할이, HR직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은 어쩌면 더 이상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기업에서 일을 시작할 때 함께 일하게 될 친구에게 했던 말을 다시금 돌아봅니다.
HR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단순히 운영업무가 될 수도 있고, 기업 경영을 생각하는 직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는 HR담당자로서 우리가 가진 역량과 우리가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습니다. by opel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