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리뷰
처음 야당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때 ‘마약 수사극’이라는 얘기에 거부감이 들었다.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참 좋아하는 키워드인 '마약','수사'...?
먹지 않아도 예상되는 뻔하디 뻔한 맛의 영화를 굳이 먹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야당은 불황기에도 흥행 중이었기에,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서 영화를 봤다.
나쁘지 않았다. 야당이라는 영화는 신선하지 않았지만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그중 가장 익숙한 얼굴 유해진이다.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끈 떨어진 검사로 등장한다.
선인지 악인지 끝까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에 영화에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부여한다.
웃음을 위해 사회 문제를 최소화하는 비극적인 연출이랄까?
하지만 야당은 무거운 소재들을 현실적으로 담담하게 다루었다.
인싸인 척 하면서 오바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에 더 몰입하게 된다.
영화 속 사소한 디테일도 훌륭했다.
조직문화, 회식자리, 눈치 보는 상사의 말투까지 어딘가에서 본 듯한 풍경들이 스크린에 스쳐갔다.
사실 나도 어제 회식 자리에서 상사의 재미없는 조크를 정신력으로 버텼는데...
또한 현실에서 이슈가 되는 사회 문제를 여럿 다루고 있어 더 집중하고 보게됐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마약에 빠지는 걸까?"
"검찰의 권력은 누가 감시해야 할까?"
이런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야당은 마약을 흡입하는 사람들보다는,
그것을 둘러싼 시스템과 선택, 그리고 책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대놓고 감독이 생각하는 정답을 말하지 않기에, 관객은 각자의 마음속에서 정답을 찾아보게 된다.
답이 꼭 뾰족하진 않더라도, 관객 스스로가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의미가 있다.
국내 영화 중 신파와 자극이 아닌 메시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나름의 흥행까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박수 주세요!
맵지도 않고 눈물 샘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탄탄했고 이야기는 단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을 보고 한 마디가 떠올랐다.
“그래, 이렇게 만들어도 충분하구나.”
뉴스 한 켠에 떠오른 마약 범죄 기사 하나가
두 시간짜리 영화로 태어나 스크린에 담긴 것 같은 야당.
야당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흥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