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 리뷰
처음 약한영웅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공부 잘하는 애가 철저히 수련해서 강해지는이야기겠지. 뻔한 학원 액션물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드라마판에서 지긋지긋하게나오는 소재들 아닌가?
학원, 싸움, 복수, 정의, 악인, 감동...
덤으로 다 커버린 남고생들의 우정 타령까지?
웬만한 학원물 시리즈를 다 본 입장에서 약한영웅은 끌리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1이 꽤 흥행했고, 입소문이 좋은 듯하여
주말에 소파에 누워서 약한영웅을 하루종일 감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한영웅을 안 봤으면 아주 조금 억울할 뻔했다.
약한영웅은 생각보다 더욱 현실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찔렀고,
생각보다 더욱 감정에 호소하지 않았다.
특히 주인공 연시은의 공허한 눈빛이 좋았다.
전국 1등의 수재이기 때문에 싸움도 머리로 한다.
순수한 피지컬이 아닌 환경을 이용하는 뇌지컬이 빛나는 인물이다.
그가 싸우는 이유도 "살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이 연시은을 더욱 처절하게 만든다
연시은 역할을 연기한 박지훈이라는 배우가 꽤 신선했다.
아이돌 출신이라고?
근데 이 드라마 안에선 그냥 눈에 핏발 가득한 ‘생존자’다.
눈물도 없고, 웃음도 없다. 그저 살기 위해서 싸울 뿐이다.
Class 2에서는 등장인물도 늘어났고, 판도 커지고, 폭력의 강도도 더욱 강해졌다.
볼거리가 더욱 많아졌기 때문에, 다소 비슷한 패턴의 스토리의 지루함을 덜어낸다.
약한영웅은 단순한 싸움 드라마가 아니다.
그냥 맞고 때리고 울고 불고 하는 폭력이 전부인 드라마가 아니다.
과연 힘이 없다는 건 죄일까?
부조리한 세상이 약자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주는 진지한 드라마다.
현실 고증에도 나름 신경썼다.
눈치 싸움, 왕따, 폭력, 선생의 무관심까지 여러 요소를 보여준다.
고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몰입감이 떨어지는데 약한 영웅은 그렇지 않았다.
약한영웅을 보면서,
"약한 사람은 왜 더 맞는가?"
"강해지려면 꼭 누굴 밟아야 하나?"
이런 원초적인 질문들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드라마는 시원한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계속 질문을 던지게끔 한다.
결국, 답을 찾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약한영웅 Class 2를 보고 나서 이 한마디가 떠올랐다.
“단순한 학원물이 아닌, 단단한 학원물이었구나.”
범람하는 B급 드라마들 속에서 약한영웅은 충분히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씁쓸하지만 진짜 ‘입에 남는 맛’을 준다.
그 맛이 무섭고, 조금 슬프고, 지독히 현실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