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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훈 May 05. 2020

스타트업의 자본조달 방법

투자유치란 무엇인가

스타트업(Start-up)으로 통칭되는 초기 창업회사들은 자금 조달이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를 운영하려면 돈이 들기 때문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업을 했더라도 아이디어를 실제로 사업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현실이며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는 과정 속에서 돈이 필요하다. 

회사(=법인)이 탄생하려면 최초에 회사의 자본금을 내는 발기 설립의 과정이 필요하다. 창업자 혹은 창업자를 포함한 팀이 회사를 만들 때 자본금을 내고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설립 자본금은 100만원으로 해도 되고 몇천만원 혹은 몇억원으로 시작을 해도 무방하다. 회사를 운영하려면 사무실도 임대해야하고 각종 경비들의 수반되게 되므로 초기 자본금으로 몇달을 버틸 것인지 ? 최초 자본 증자 이후 매출 발생 계획을 따져보고 부족한 기간동안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여 회사를 운영할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전통적인 자본조달 방법은 부채 조달과 자본 조달이 있다. 부채 조달이란 흔히 말하는 대출이라고 보면 되는데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는 은행에서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책적으로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지원되는 두 개의 보증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에서는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보증(=대출)을 지원해준다. 생각보다 낮은 이율(3~5%)로 초기 스타트업에게도 1억 이상의 보증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최소한의 운영 경비를 조달하기 매우 좋다. 또한 기보와 신보 내부적으로 검토하여 보증과 더불어 투자도 진행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보증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바닥을 확보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증은 받아두고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종의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된다. 

초기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부채 조달이 기보와 신보다. 


이제 중요한 자본 조달인데, 자본 조달은 주식을 신규로 발행하여 자본을 늘리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는 아이디어가 현실화 되기 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회사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 유명한 배민의 초기 투자자인 본엔젤스는 최종 Exit까지 함께한 진정한 초기투자 파트너사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초기투자 VC 혹은 엑셀러레이터들은 시리즈A, B, C로 진행되는 투자유치 과정에서 본인들의 지분을 일부 구주 매각하여 회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업모델이기 때문에 최종 IPO 혹은 M&A 단계까지 주주로 남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이스라엘을 벤치마크하여 만든 기술사업화 프로그램 중 하나인 TIPS 사업은 초기투자를 유치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꽤나 괜찮은 정부지원사업이다. 

TIPS는 민간 엑셀러레이터인 팁스 운용사가 1억원을 투자하면 R&D지원금 5억원을 2년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2년간 5억원이라는 자금은 1년간 2.5억원이므로 5천만원 인건비 직원을 5명 채용할 수 있기 때문에 꽤나 유용한 자금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5억원 외에도 마케팅, 해외사업화, 엔젤투자 매칭 등을 활용한다면 추가로 1억~4억까지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설립 이후 초기 시기의 부족한 자금확보에 굉장히 유용하다. 초기투자 전문 VC 내지는 엑셀러레이터들이 대부분 팁스 운용사로 등록되어 있어 초기투자와 더불어 팁스 자금 까지 받을 수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볼만한 과제다. 

다만, 정부지원사업은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자금의 사용시마다 과제로 등록해서 환급받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는 스타트업에게는 정말 유용한 자금이라고 봐야한다.

아래 링크에 등록되어 있는 파트너 사들이 팁스 운용사이므로 초기 창업한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본인의 출신 학교가 만든 기술지주가 있는지, 만약 없다면 본인들이 사업영역과 유사한 파트너사를 찾아서 컨택한다면 팁스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http://www.jointips.or.kr/bbs/board.php?bo_table=partne 


업계에서는 보통 팁스투자시의 기업가치를 10억~30억으로 평가한다. 물론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정량적인 방법은 없다. 초기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이력과 무형자산으로 이루어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업가치 평가가 매우 어렵다. 팁스 운용사가 보통 5~10%의 지분을 가져가고 투자금이 1억~3억내외기 때문에 기업가치도 10억~30억으로 평가하는게 일반적이다. 팁스 투자 이전에 사업화를 많이 진행한 회사의 경우는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기업가치는 투자자와 대표의 협상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네고의 여지가 늘 존재한다. 


팁스는 기술사업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기술이 없는 커머스 기업의 경우에는 팁스 지원 대상이 되기 어렵다. 이런 경우는 엔젤투자, 보증 혹은 초기 매출 회전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벤처기업 육성 정책으로 엔젤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늘어나면서 엔젤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벤처투자에서는 엔젤투자금에 1:1로 매칭되는 엔젤투자매칭펀드도 운용중이니 엔젤투자 유치를 고려하는 스타트업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만하다. 특히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창업팀에게 50%의 콜옵션을 부여하기 때문에 회사가 잘되었을때 지분을 더 늘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엔젤투자는 통상 지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여 전문적으로 엔젤투자를 진행하는 형태의 투자자들도 지역별로 늘어나고 있어 해당 투자자 그룹을 통해 초기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팁스투자 혹은 엔젤투자 단계의 유치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 확보한 자금으로 마일스톤을 달성해야 한다. KPI 혹은 마일스톤, 다음단계 목표 등으로 불리는 지표를 달성해야 다음단계의 투자유치를 진행할 수 있다. 앱서비스 같은 경우는 MAU, DAU, 거래액 등이 핵심 지표가 되고 해당 지표가 의미있게 올라온다면 초기 MVP가 검증되었다고 보고 다음단계인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하게 되는데, 최근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시리즈A 단계가 굉장히 세분화 되고 있다. 시리즈A라는 단계가 기업가치 혹은 투자금액으로 인식이 되면서 원하는 기업가치 혹은 투자금액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브릿지 단계의 투자를 진행했다고 판단하고 프리 시리즈A라는 단계가 생겨났다. 예를들어 30억원의 투자유치를 하려고 했는데 투자자들과 핵심 지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안되어서 10억원만 투자유치가 진행되고 원하던 기업가치도 인정을 못받은 경우에는 프리 시리즈A로 하시죠 하면서 프리 시리즈A 투자유치를 마쳤고 해당 자금으로 6개월~1년 더 지표를 만들어 내서 시리즈A 를 진행한다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사실 시리즈A 투자라는게 고무줄 같아서 20~30억을 유치하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유망한 바이오벤처기업은 시리즈A 단계에서만 100억원 이상을 유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시리즈A 투자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시리즈B 단계를 목표로 마일스톤을 만들어 가야 한다. 보통 시리즈B 에서는 실질적인 매출을 보여줘야 한다.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제외하고 시리즈B 단계에서는 제품/서비스의 시장검증까지 마치고 확장할 수 있는 자금까지 시리즈A에서 확보했기 때문에 해당 자금을 활용하여 어느 정도 의미있는 매출을 달성했음을 보여줘야 하고 시리즈B의 투자금을 통해 이를 가속화해야 한다. 시리즈B 단계의 투자인 50억원 이상의 투자유치가 정말 어려운 단계다. 보통 VC 들은 10억~20억 정도를 투자하기 때문에 3개사 이상의 VC를 모으거나 혹은 30억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AUM이 큰 VC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야하기 때문이다. 아래 2019 상반기 VC 운용자산 현황에 속해 있는 상위 20개 업체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야하는데 해당 회사들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다. 



시리즈B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면 그 다음은 시리즈C 혹은 Pre-IPO 투자유치 단계로 넘어간다. 우리나라의 IPO 시점에서의 시가총액(=기업가치)가 보통 1,000억원 내외가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의 투자유치 단계는 보통 시리즈C 단계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시장으로의 상장을 목표로 하지 않고 더 몸집을 키우는 경우에는 추가 라운드를 진행하기도 한다. 시리즈C 혹은 Pre-IPO 투자단계의 투자자들은 투자후 2년~3년내에 주식시장에 상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해당 시점에서는 상장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투자검토하게 된다. 

이전의 투자 유치 단계와는 상당히 다른 앵글로 접근을 해야한다. 마일스톤 중심으로 투자검토를 진행하는 초기투자~시리즈A,B 단계와는 달리 시리즈C, Pre-IPO 단계에서는 상장이 될 것인지? 상장이 되었을때 지금 투자하는 투자금으로 얼마를 벌 수 있을 것인지? 만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헤지펀드 육성 정책을 펴면서 라임자산운용 등의 사모펀드 운용회사들이 생겨났고 이들이 집중적으로 타겟했던 영역이 시리즈C, Pre-IPO 단계의 회사들이었다. 이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면서 시리즈C 이상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매우 높아졌었고 기업공개(=상장) 이후에 오히려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났다. 라임 사태 이후에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시리즈C, Pre-IPO 단계의 기업가치가 다시 정상화되어 가고 있고 이에 맞춰 시리즈B, 시리즈A 단계의 기업가치 역시 재고되고 있다. 분명 2,3년 전에는 높은 기업가치로 펀딩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셔도 소용이 없는게 그때는 시리즈C, Pre-IPO 단계를 정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들 효과로 봐야한다. 물론 지금도 VC 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많이 풀리고 있긴 하지만 투자자와 투자금의 감소는 결국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초기투자,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그리고 상장이라는 과정은 짧게 기술했으나 평균 12년 이상 소요되는 과정이며 여러가지 변수가 늘 도사리고 있다. 정말 잘되던 기업도 코로나19 라는 예상할 수 없는 블랙스완으로 도산할 수 있고, 특별히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없던 회사도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새하얀 백조로 거듭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세계에선 운칠기삼 보다는 운구기일 정도로 보는 게 맞을만큼 운에 좌우되는 요소가 정말 많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기가 0인 회사가 잘되는 경우는 없다는 거다. 어느정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면서 운도 따라줘야만 하나의 회사가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자본조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심사역의 투자성향이 회사의 대표자와 일치하면 생각보다 쉽게 투자유치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여러 VC와 심사역을 전전해도 투자를 받지 못하고 좌절하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투자를 이끌어 내려면 투자를 진행하는 VC와 심사역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도록 회사가 준비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 결국은 인연이 닿아야 투자도 되고 사업도 잘 될 수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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