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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Choenghee May 30. 2023

올해 상반기도 한 달밖에 안 남았다.

<마녀체력>을 읽고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보고 싶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하루키는 문득 긴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일상생활에 얽매여서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 버릴 것 같다는 두려움.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싶은 간절함이 몰려왔다. 그는 서둘러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3년 만에, 로마의 섬에서 쓴 두 권의 장편소설을 들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하루키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든 <노르웨이의 숲>과 <댄스 댄스 댄스>는 그렇게 태어났다.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오가며 살았던 하루키의 3년은 <먼 북소리>라는 책으로 묶였다.' (책 164쪽부터의 내용 중)


 

 하루키처럼 스스로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의식하고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무의식 속으로 가라앉아버린, 하고 싶었던 마음속 그 무언가를 운명적으로 다시 알아채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책 속에서 더 소개되고 있다.


 공중파 뉴스 메인 아나운서로 한창 커리어의 절정에 있었던 30대 초반의 손미나는 자신이 당시까지 이뤄둔 모든 것을, 또 대한민국의 여성으로서 결혼할 나이에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그 가능성을, 혹은 그 모든 것에 걸려있는 두려움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낯선 땅인 스페인으로 떠났다. 그래서 탄생한 베스트셀러 <스페인, 너는 자유다>. 최근에 서점에서 그녀의 새 책을 목격했다.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


 ‘1박 2일'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전 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나영석 PD는 그 프로그램을 종영하고 100일간의 휴가를 보내고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라는 에세이를 썼다. 그리고 그는 가슴 두근거림이 없는 인생이란 죽음과 같다는 결론을 내린다. 또 두근거림을 지속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영국에서 살다 미국으로 와 우연히 본 '애팔래치아 트레일' 표지판을 계기로 14개 주를 관통하는 3,360킬로미터의 대장정을 실천한 빌 브라이슨.


 또, 이 책의 저자인 이영미 작가 또한 트라이애슬릿이자, 하루키 작가와 해리포터 책의 열렬한 팬으로 원서로 작품을 다시 읽고, 소설책 365권, 비소설책 365권을 노후생활 전까지 모아 매일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책 1권, 비소설책 1권, 총 2권을 읽으며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는 나의 마음속으로부터 들려오는 먼 북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볼 때이다. 올해 나의 본업을 잠시 내려놓고 육아만 한다고 생각하니 여유 시간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 휴직을 해보니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놀아주면 하루가 다 간다. 오히려 일을 할 때가 틈틈이 나의 여유 시간이 생기는 것 같다.

 이렇게 어영부영 하루하루를 보내다 복직이 다가올 것 같은 허망함이 불현듯 다가올 것 같아 지금에라도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 보고 실천에 옮겨 좀 더 의미 있는 한 해를 만들어보고자 마음을 먹었다. 2023년에 꼭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 보자면,


브런치 작가되기!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만들기!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지만 올해에 이 두 가지에만 몰두하며 성장하고 발전하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다. 지금까지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열거해 두고 다 해보자는 식의 라이프스타일이었다. 마음만큼은 하고잡이였지만 하나를 제대로 해보지 못했고, 대부분 해봤다 하더라도 맛보기 정도로 살짝 발만 담가봤지 투자된 시간이 적다 보니 몰입의 즐거움과 발전의 뿌듯함을 맛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일상에 치여 쓰고 싶다는 마음, 게으름에 치여 몸을 가꾸고 싶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었는데 하루키처럼 이제야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은 두려움 혹은 간절함이 생긴 건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을 브런치에 글로 써봐도 좋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과 기대에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 전에 미리 써놓은 글이라 첫 번째 브런치 작가되기는 이뤘다. 마음속 어떤 충만함이 가득 찬다. 더 욕심내기보다는 브런치스토리 작가로서 꾸준히 적어도 이틀에 하나의 글을 쓰며 내 글도 더 깊이 있어지고, 나도 더 깊어지는, 성숙해지는 한 해를 보내봐야겠다.

 육아 휴직을 하면서 엄마 껌딱지가 되어가는 딸을 두고 운동을 갈 수 없어 차일피일 미뤘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점까지 왔다. 야금야금 몸무게가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껏 쌓인 안 좋은 지방을 태우고 건강한 라이프를 살기 위해 필요한 근육들을 길러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뉴욕 수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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