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야지.
큰일이다. 글이 발행되었다. 두근두근.
이젠 다이어트 해야한다.
2021년 12월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 나이로 33세에 한 결혼이라 임신 계획도 하고 있어 빨리 결혼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신혼 기간을 짧더라도 갖고 싶었다. 요리도 직접 해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저녁 조깅도 함께 하며, 주말에는 여행도 자주 가는 등의 알콩달콩한 시간과 추억들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맞이한 임신이 기쁘기도 했지만 당황스럽기도 하고 감정이 오묘하고 복잡했다. 행복하기도 하고 모든 것 하나하나 걱정과 준비해야 할 것들로 머리가 가득 찬 시기였다.
그렇게 시작된 임신기간, 남편과 양가 부모님들의 극진한 관심과 사랑으로 나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먹기만 하는 생활로 돌입했다. 나 또한 임신이 처음인지라 모든 것이 걱정스럽고 조심스러웠다. 웬만하면 산모의 안정을 위해 앉아있거나 누워있고 태아의 영양을 챙기기 위해 좋은 음식, 먹고 싶은 음식들을 가리지 않고 먹었다. 양가 부모님들은 거의 매일, 적어도 하루 걸러 매일, 잘 먹어야 한다며 나를 불러 맛있는 음식들을 해주시거나 사주셨다. 가뜩이나 태아가 크면서 배가 점점 불러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먹어야 하는 사태가 출산 직전까지 이어졌다. 진짜 말 그대로 바늘로 배를 찌르면 배가 빵 하고 터질 것 같았다. 그 배를 지탱하고 있는 허리까지 아파왔으니. 출산하면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먹지 않는 것과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임신을 알고 난 직후부터 중지된 운동을 너무 하고 싶었다. 나는 임신 전보다 몸무게가 20kg도 넘게 늘게 되었다.
출산 직후, 2주간의 산후조리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출산하면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먹지 않는 것이어서 바로 실천했다. 산후조리에 꼭 필요한 미역국, 단백질 등의 음식만 챙겨 먹고 거의 먹지 않았다. 그 결과 2주 동안 몸무게 15kg 정도를 빼고 딸과 집으로 돌아왔다. 신생아 육아를 하며 살은 더 빠져 조금만 더 빼면 임신 전 몸무게로 완벽히 돌아올뻔했다. 그런데 육아가 점점 익숙해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서 먹는 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임신과 출산으로 약해진 뼈를 보호하기 위해 운동도 전처럼 못해서인지 살이 조금씩 찌기 시작했다.
딸이 생후 6개월이 되면서 운동을 가볍게 시작하기로 했다. 근력운동과 러닝을 즐겨왔지만 아직 격렬한 운동은 삼가야 해서 고민과 조사 끝에 자전거를 타기로 결정했다. 딸을 낳아 키우는 행복감의 근원과 원천은 나라며 자전거를 사자는 남편의 깜짝 이벤트 편지와 함께 그날 바로 자전거를 사러 샵에 갔다. 그렇게 2, 3월 2개월 동안 열심히 자전거를 탔다. 운동으로도 타고,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가거나, 장을 보러 마트에 가거나 나의 생활 곳곳에 자전거와 함께였다. 자전거는 틀림없이 생활밀착형으로 좋은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점점 소위 엄마 껌딱지가 되어가는 딸이 내가 보이지 않으면 울어대는 통에 자전거 라이딩을 위한 외출을 거의 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전거는 차치하고 아침 일찍 출근한 남편이 집에 없을 땐 제대로 씻을 수도 없었다. 외출은 딸을 안고 산책을 가는 정도였다. 그렇게 4, 5월 또 다른 2개월 동안 야금야금 살이 쪄 몸무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슬림한 남편 옆에 살이 찌는 나 자신을 보는 스트레스가 배가 되었다. 살이 찌면 건강이 안 좋아진다는 것보다 솔직하게 말해 뱃살이 점점 늘어가는 나의 외향적 모습에 더 신경이 쓰여 몸무게 감량을 하고 싶어 졌다. 날씬한 몸을 다시 갖고 싶다!
그래서 이제 적극적으로 자전거 타기와 달리기를 실천해보려고 한다. 껌딱지인 딸이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자전거 라이딩과 러닝이 가능한 시간대를 찾고 무조건 현관문을 열고 나서려고 한다. 가능하다면 홈트레이닝으로 스쾃, 플랭크 등 프리 웨이팅도 병행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또, 식이요법도 병행해야겠지. 예전처럼 굶는 것은 전혀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단백질 위주의 건강한 식탁으로 나의 한 끼, 한 끼를 꾸려가 봐야지. 결론적으로, 이 에세이를 쓰면서 나에게 적합한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법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단순히 단기간의 다이어트로 감량 및 뒤따라오는 요요가 아니라 꾸준히 나의 건강을 지켜나가며 아름다운 몸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에세이를 써나가며 그 끝에는 정착되어 안정적인 healthy life를 지속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좋겠다. 이제 더 이상 바짝 굶어서, 혹은 과도한 운동을 통한 열량 소비 다이어트는 그만하겠다는 다짐의 글을 시작으로 말이다.
어떤 글보다 이 글을 발행하기가 제일 망설여졌다. 발행해버리면 아직 많지 않지만 읽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켜보는 눈들이 생기기 때문에.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글까지 올린 이상 이제 실천해야한다. 도망칠 곳이 없다.
조금 더 솔직해보자면 6월 1일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발행하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오늘 6월 11일에 발행하게 되었다. 망설임이 10일을 더 소요케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