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Book Lovers 2 | 상어는 되지 말자고 결심한다.

by Writer Choenghee
“*Distraction.” He repeats the word *emptily, like he’s *unfamiliar with the concept. Probably he is. For a *solid decade, I was.
*Prioritization. *Compartmentalization. *Qualification. These things have always worked for me in the past, but now just one *sprinkle of *recklessness has *distracted me from both my sister and my prize client. After what happened with Jakob, I *should’ve known I couldn’t trust myself.
I force down the hard knot in my throat. “I need to be focused,” I say. “I *owe that to Dusty.” When I’m distracted, I miss things.
When I miss things, bad things happen.
(책 175쪽에서) (*에 대한 설명은 글 최하단에 있습니다.)

- <Book Lovers> by Emily Henry


(옮긴 글)

“집중이 안돼. “ 그는 공허하게 그 말을 반복한다. 마치 그 의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처럼. 아마도 그럴 것이다. 딱 10년 동안 나도 그랬으니까.

우선순위를 정하고, 명확한 구분을 짓고, 어떤 자질, 자격을 얻는 것. 이것들만이 항상 과거의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아주 조금의 무모함이 나의 여동생과 소중한 고객(작가)에 기울이는 집중을 흩트리고 있다. Jakob과 있었던 일 이후, 나는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마른침을 삼키며 “난 집중해야 해, Dusty 때문에라도 집중해야 해.”라고 혼잣말을 했다.

나는 집중이 안 될 때 무언가를 놓친다. 무언가를 놓칠 때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인용글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여자는 문학 출판 에이전트로서 일을 할 때 항상 우선순위화하여 진행하고, 일과 개인의 라이프 등을 명확하게 구별 지어 일에 열중하며 살아왔다. 무려 10년 동안이나 집중이 안된다는 주의 산만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그런 여자였다. 비록 한 남자와의 사적인 일이 어떤 영향을 가져왔지만 말이다. 이런 여자가 최근 직장 동료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작가들 사이에서 통용되고 있는 자신의 별명을 알게 된다. 그건 바로 상어(shark).


자신이 에이전트를 하고 있는 작가 Dusty의 초고를 그녀의 편집자로부터 받게 되는데 한 영화사 에이전트를 소개하는 챕터 1의 내용이었다. 그 여자는 피도 눈물도 없고 임신한 직원을 해고시킬 만큼 자신의 일만을 위해 사는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이다. 앞으로만 갈 수 있고 뒤를 볼 줄 모르는 상어처럼 일밖에 모르고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영화사 에이전트를 사람들이 상어라고 하는 이유이다.


비록 자기가 맡은 작가의 소설 속 첫 챕터의 내용이긴 했지만 묘사하는 내용들이 마치 문학 출판 에이전트인 자신의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 아니, 같다. 그러한 초고 내용을 읽으면서 제발 자신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니길 바라며 초고의 끝에 다다를 때까지 조심스레 읽고 있는 주인공 Nora.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문득 궁금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일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중요한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라곤 하지만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상 타인과 함께하는 나 자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비칠지, 가능하면 좋은 사람으로 인식됐으면 좋겠다, 내가 없을 때 뒤에서 욕하지는 않겠지 등등. 나에 대한 타인의 인식에 집착하지는 않더라도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조금씩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특히 하나의 큰 목표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일하는 직장에서는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남들의 평판에 오르내린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동료에게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 나 때문에 일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나 때문에 성과 자체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다. 동학년을 처음 함께 맡아 학년실에서 동고동락했던 한 동료 선생님께서 내 첫인상이 약간 무서웠다고 하셨다. 그날, 나의 옷 착장도 기억하고 계셨는데 짙은 네이비 색의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교무실을 들어오는데 무언가 센 기운이 느껴졌다고. 아마 큰 키가 나의 첫인상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그리고 무표정하면 무서워지는 인상도 한몫했으리라. 그런데 같이 지내보니 첫인상과는 달리 완전 참 교사 스타일이라고 하셨다. 기분이 좋아야 할지 안 좋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 선생님과는 친한 상태라 서로 편하게 주고받은 말이었다.


똑같은 선생님과의 또 다른 에피소드. 모처럼 동학년실 선생님들과 혈액형 얘기가 나와 서로의 혈액형을 맞춰보기로 했다. 몇몇 선생님들이 나의 혈액형으로 O형을 예상하셨는데 그 선생님은 내가 B형일 것 같다고 하셨다. 인터넷상에 여자 B형의 특징을 찾아봐야겠다며 스마트폰을 뒤적거렸다. 몇몇 안 좋은 특징들이 있어서 저한테 욕하신 거냐고 농담했다. 교무실에서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그런 분위기에 동조하는 듯 그 선생님은 이유를 말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못 들어서 그 선생님이 나를 어떻게 보시는지는 아직 미스터리이다. TMI이지만 나의 혈액형은 B형이 맞다.


또 한 번은 학생을 지도하는데 실망감이 너무 커 크게 나무란 적이 있었다. 교무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다른 선생님께서 오늘 선생님이 학생 혼내는 거 처음 봤다고 엄청 놀란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선생님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학생을 크게 혼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동시에 교사 임용 후 첫 학교 첫 해 함께 한 학년부장님이 나에게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여기는 대안학교가 아니라고. 나무랄 일이 있으면 나무라야 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모를 땐 화를 낼 필요도 있다고. 타인의 시선에서 나는 그저 학생을 받아주고 들어주는 사람으로 보였나 보다.


종합하면 타인은 나를 다음과 같은 사람으로 본다. ’ 무표정하면 좀 무서운 인상의 소유자’, ‘참 교사’, ‘혈액형은 B형 같은 사람’, ‘화 안내는, 끝까지 받아주는 사람’이다. 이상하게도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맨 마지막의 화 안내는, 끝까지 받아주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학생들에게도 동료들에게도 그런 사람으로 비친다면 좋을 것이 없어 보였다. 학생들은 그걸 믿고 오행동을 더 쉽게 저지를 수도 있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 똑같은 상황에서 본인은 이 학생을 혼내는데 나는 혼내지 않으면 교육적 효과면에서 봤을 때 두 교사의 지도가 일치할 경우보다 그 효과가 적을 것이다.


교사로서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압박감을 느껴왔다. 화까지 내지 않아도 되는 것 같은데 교육적 차원에서 일부러 연기를 하며 학생을 나무란 적도 있었다. 가끔 이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가 더 중요하다.



경력이 쌓일수록 학생지도에 대한 나의 교육관이 점점 명확해져 갔다. 어떤 경우에도 먼저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잘잘못을 가리자고.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 래포가 잘 형성되어 있다면 화를 내지 않고 이성적인 태도로 학생과 대화를 하고 벌을 주어도 겉으로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은 일어난다고 믿는다. 그래서 타인의 눈치를 보며 학생을 지도하기보다 내 교직관에 맞게 하되 학년부장님의 조언이 필요할 때 조언을 구해가며 동료 선생님들과의 협업과 조화를 이뤄나갔다.


그렇게 중심이 타인에서 나로 서서히 옮겨지는 것 같았다. 점점 교사로서 내 두 발로, 두 다리로 올곧이 서서 학생들과 제대로 교감하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중요한 건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이기보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이다. 우선 기준을 나에 두되 타인을 무시하고 나의 생각만 내세우기보다 나와 관련된 타인들과 소통하며 맞춰나가야 한다.



배고픔에 눈이 멀어 앞만 보고 달려 나가는 상어, 옆을 보고 뒤를 보더라도 먹잇감이 흘린 피만 보이는 상어는 되지 말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나의 중심에 뿌리 깊게 두고 앞으로 나아가되 이따금씩 옆도 보고 뒤도 보며 나와 다른 의견의 동료와도 소통해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보인다면 직장에서는 그만큼 좋은 타인의 평가는 없을 것 같다. 함께의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사람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불변의 진리이다.




distraction: distract의 명사형. 주의집중을 방해하는 것. 주의 산만

emptily: empty의 부사형. 공허하게

be (un)familiar with~ : ~와 익숙하다(낯설다)

solid: 속이 꽉 찬, 단단한, 견고한, 고체의

a sprinkle of: 조금, 약간의

recklessness: reckless의 명사형. 무모함

distract A from B: B에서 A의 관심/주의를 딴 데로 돌리다

should have p.p: ~했어야 했다

owe A to B: A는 B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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