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Lovers 1 | 책 읽는 사람
처음엔 단순히 지적인 사람을 좋아하니까 책을 읽는다는 지적인 활동에 몰입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멋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다. 가령, 책을 읽고 있거나 글을 쓰고 있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꼭 지적인 활동만은 아닌 것 같다.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 활동을 한다거나 심지어 레고를 조립하는데 푹 빠진 아이를 봐도 멋있게 느껴졌다. 이 모든 멋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뽑아보니 어떤 하나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몰입은 그 사람의 몸은 나와 함께 현실적 공간에 존재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정신적 세계에 가 있게 만든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의 일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일이 진행되는 공간에 있는 것이다. 비록 현실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공간이지만. 그래서 같이 있으면서 따로 있는. 어쩌면 그 다른 공간에 가 있는 듯한 이질적인 느낌에 사로잡혀서 멋있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을까.
또 달리 보면, 몰입하는 사람은 어떤 문제적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해결하고 있는 한 사람이다. 책을 읽는 것도 암호화되어 있는 텍스트를 눈으로 읽어내며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고, 글을 쓰는 것도 약속된 기호 체계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다. 결국,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현재 착수한 하나의 태스크를 완수,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사에게서 뿜어 나오는 오라가 그 사람을 멋있게 보이게 하는 것인가.
종합해 보면, 책을 읽는 사람은 ‘난 지적인 사람이야’라는 감성을 자아내고, 책에 몰두하며 현실이 아닌 책 속 세계에 빠져 있는 느낌과 책 위에 놓여있는 텍스트를 이해하고야 말겠다는 히어로의 느낌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 이 모든 총체적인 느낌이 멋이라는 단어로 표현된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책 <Book Lovers>는 이런 멋있는 사람들을 마음껏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사람뿐만 아니라 쓰는 사람, 그리고 책을 만드는 사람까지 등장하는 책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문학 출판 에이전트 ‘Nora’와 뉴욕의 유명 출판사 편집장인 ’Charlie’가 우연적인 만남으로 함께 작업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로맨스 이야기이다.
I open Dusty’s pages and *picture myself in a submarine, sinking into them, urging the world around me to dull. It’s never taken effort-that’s what *made me fall in love with reading: the instant floating sensation, the *dissolution of real-world problems, every worry suddenly safely on the other side of some *metaphysical surface. (책 205쪽에서)
…
Next I choose an Alyssa Cole romance Libby *loaned me last year, *which I *made the mistake of opening on my phone and *ended up *devouring in two and a half hours while standing in front of my fridge. (책 207쪽에서) (*에 대한 설명은 글 최하단에 있습니다.)
- <Book Lovers> by Emily Henry
(옮긴 글)
Dusty의 초고들을 열어 잠수함 속에 있는 나 자신을 상상한다. 그 초고들 속으로 잠수하면서. 그리고 내 주위를 감싸고 있는 현실 세계는 흐릿해지도록 하면서. 이것은 절대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바로 이 점이 내가 읽는 것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바로 물에 둥둥 떠있는 느낌과 현실 세계의 문제들이 소멸되고 모든 걱정이 일순간 안전하게 어떤 형이상학적 지면의 다른 한쪽에 안착하는.
…
다음으로 작년에 Libby가 빌려준 Alyssa Cole의 로맨스를 읽으려고 한다. 휴대폰으로 그 이야기를 열어버린 실수를 저질러 냉장고 앞에 서서 두 시간 반 동안 빨아들이듯 읽어버린 그 로맨스를 말이다.
책을 읽는 것의 매력과 재미를 잘 표현한 부분이라 필사를 해두었었다. 책을 읽으면 책 속 세계로 빠져들어 현실 세계는 사라진다. 그리고 너무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 놓치기 싫어 그 자리에서 몇 시간 만에 완독해버리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공감할 부분이다.
살고 있는 한 계속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싶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배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는 게 많아져 살아가는 재미가, 설렘의 크기가 작아진다고 했던가. 책 속에는 새로움이 넘쳐난다. 배울 게 넘쳐난다. 아는 게 많아 삶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것은 빙산의 일각만 보고 빙하는 저렇게 생겼구나라고 생각하고, 섬을 보고 바다에 둥둥 떠있는 땅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과 같다. 그러므로 겸손하며 끊임없이 책을 읽고 배워야 할 것이다. 배운 것을 나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결국, 배우기 위해 읽고 배운 것을 나누기 위해 쓰고 말하는 사람. 겸손함을 겸비하고 상대방을 경청하는 사람. 나는 이런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picture: ~를 상상하다, 마음속에 그리다
make O O.C: O가 O.C 하게 하다/만들다
dissolution: dissolve(녹다, 용해되다, 끝내다)의 명사형. 소멸, 해체, 해소, 용해
metaphysical: 형이상학적
loan: 빌려주다, 대출하다, 대여하다
make a mistake: 실수하다
end up ~ing: 결국 ~하게 되다
which: 목적격 관계대명사. 1) which 앞 문장(Next I choose an Alyssa Cole romance Libby loaned me last year)과 뒷 문장(I made the mistake of opening on my phone and ended up devouring in two and a half hours while standing in front of my fridge.)을 연결, 관계시키고, 2) 뒷 문장의 opening과 devouring의 생략된 목적어 an Alyssa Cole romance를 대신하여 생긴 것이 which. 그러므로 목적격 관계대명사이다.
devour: 게걸스럽게 먹다, 집어삼킬듯이/빨아들이듯이 읽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