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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Choenghee Aug 02. 2023

도서관이 주는 가치와 의미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

 대구광역시립 중앙도서관이 리모델링을 거쳐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으로 재탄생했다. 집 근처에 큰 도서관이 존재한다는 것은 많은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덕분에 마음이 충만해지고 왠지 모르게 든든하다.


 요 며칠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을 곧 돌이 되는 딸과 함께 거의 매일 갔다. 리모델링으로 도서관 시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좀 더 독서 친화적인 환경으로 탈바꿈하여 조금 과장을 보태면 다시 대학생 시절로 돌아가 임용고시를 다시 공부한다고 해도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일 와서 책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설이 좋았다.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구성원 개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환경이 구성원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바뀌는 것도 무시 못 할 요인인 듯하다.



 대구광역시립 중앙도서관에서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 자못 마음에 들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가.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즉, 일제강점기에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당시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스스로 국채를 모금할 만큼 남달랐던 우리 선조들의 정신을 지켜나가기 위해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도시 생활공간 중 하나인 도서관에 그 정신을 고스란히 모셔두는 것이다. 그런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자니 괜스레 더 진지한 태도로 그리고 자부심을 갖고 독서에 임한 것 같다.

1, 2층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 및 정신관은 아직 공사 중이었다. 3, 4층 도서 관련 자료실만 운영 중이었다



 딸이 언니, 오빠들, 그리고 또래들을 만나면 항상 관심을 많이 보인다. 먼저 다가가고 쓰다듬고 웃고 같이 기어 다니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어제 만난 5살짜리 남자아이를 오늘 또 만났다. 5살 오빠가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둘이 함께 웃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금 이 순간만을 살며 행복감 가득한 아이들의 세계로 여행 온 느낌이었다. 헤어지는 순간엔 괜히 아쉬운 마음에 다음 만남을 약속하고 싶어 계획을 물어보았더니 내일부터는 학원을 가 도서관에 자주 못 온단다.



 책 <공부머리 독서법>을 쓴 최승필 작가는 책을 읽으며 질문을 던지고 이치에 맞게 그 답을 찾는 독서의 과정에서 아이의 사고력, 언어능력, 상징을 읽는 눈,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마음이 성장한다고 했다. 책 <도둑맞은 집중력>에서는 집중력 저하가 개인의 의지, 습관에 있다기보다 외부요인에 의해 집중력이 도난당하고 있다고 한다. 즉, 잦은 멀티태스킹으로 뇌가 다른 일로 집중력을 옮기는데 드는 전환 비용과 테크 기업들의 기술 남용으로 우리의 시간을 SNS에 낭비하게 하는 등의 이유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집중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도서관은 여러모로 그 가치가 퇴색되기는커녕 인공지능, 챗GPT가 도래하는 시대로 변한다 해도 유지될 것이다. 역사가 기록한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을 위해, 그리고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독서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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