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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라이프스타일, 홈포케

클린하면서도 맛있는, 그래서 완벽 그 자체

by Writer Choenghee

나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유지를 가장 방해하는 것은 달콤한 디저트류, 베이커리류이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그 달콤함이 건강함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더 심해지면 내 선택으로 인해 나의 몸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 약간의 우울감까지 느끼게 된다. 최근 친정을 자주 방문하게 되면서 식단을 소홀하게 되었다. 엄마가 해주시는 다양한 요리들과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류들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건강에 조금 해롭더라도 내가 잘 먹고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빵이든 과자든 디저트류를 사주시는 부모님. 감사하지만 그 진한 유혹을 떨쳐내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결국 살이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다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되찾고자 식단을 클린하게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다행히 건강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건강식 중 포케를 집에서 도전해 보자고 결심했다. 예전보다 자신의 몸을 챙기기 위해 좀 더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겠다는 소비층이 두터워져 요즘 길거리에 포케나 샐러드집이 예전보다 많이 보인다. 나도 슬로우 켈리, 폴라니포케에서 가끔 배달이나 포장 주문해서 먹기도 했다. 그걸 집에서 만들어 먹기로 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남편이 해주기로. (여담이지만 남편이 집에서 해주는 음식 중 지금까지 제일 맛있었던 음식이 부타동, 타코야끼, 야키토리, 계란초밥이다. 아, 남편 직업은 요리사가 아니다. 그저 집에서 요리하는 것을 힐링으로 느끼며 즐기는 사람일 뿐.)



먼저, 포케란 무엇인가?

포케는 하와이어로 '자르다', '십자형으로 조각내다'라는 뜻으로 익히지 않은 해산물과 채소를 소스에 비빈 하와이의 전통 음식이다. 깍둑썰기 한 생선회를 소스에 절인 뒤 각종 야채와 견과류를 곁들여 먹는다. 애피타이저로 먹거나 메인 디쉬로 먹으며, 후자의 경우 밥 위에 얹어먹을 수도 있다. 그릇(보울)에 담아 파는 경우 포케 보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0년 초반경부터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2020년대 들어서는 미국의 어지간한 도시에서 포케를 파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캐나다에서도 2010년 중후반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북미 전체에서 인기 있는 요리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미국 본토에서의 로컬라이징도 가속화되어 오리지널 포케는 참치회를 쓰지만 요즘은 연어, 방어, 대구 등 다양한 생선을 쓴다.

대부분의 포케 가게에서는 손님들이 원하는 대로 재료를 마음껏 조합할 수 있으며,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원하는 재료를 조금 더 넣어주기도 한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미국만큼의 인기는 없다. 삼면이 바다고 국토가 좁아 해산물 가격에 비해 채소의 가격이 비싼 우리나라의 특성상 포케보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맛도 좋은 해산물 요리를 접하기 쉽기 때문인데, 때문에 포케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나 먹는 음식이라는 포지션으로 자리 잡히는 분위기.

최근 한국에서도 로컬라이징이 진행되어 스테이크 포케와 같은 혼종이 탄생하기도 했다. (출처: 나무위키)






우리는 전통적인 포케의 의미와는 다르게 단백질을 좀 더 보충하고 다이어트를 위한 재료의 대표인 닭가슴살을 넣기로 했다. 즉, 닭가슴살 포케를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재료와 레시피는 아래와 같다.





재료

야채: 오이, 파프리카, 양파, 양상추, 방울토마토, (절인 올리브는 선택)

고기: 닭가슴살, (칵테일 새우는 선택)

소스: 올리브유, 참기름, 간장, 식초, 설탕, 와사비

추가: 후추, 파슬리가루



레시피

1. 우선 오이, 파프리카, 양파, 양상추, 방울토마토를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냉동해 둔 칵테일 새우를 찬물을 넣어 둔 볼에 넣어 해동시킨다.

3. 팬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거나 안 둘러도 상관없다. 이후 닭가슴살을 넣어 굽는다. 빨리 익는 칵테일 새우는 뒤에 팬에 같이 넣어 익힌다.

4. 보울에 먹기 좋게 잘라둔 야채들과 (절인 올리브), 구운 닭가슴살과 (칵테일 새우를) 예쁘게 넣는다. 잡곡밥 반공기 정도를 넣는다. (우리 부부는 잡곡밥을 먹는다. 백미밥을 먹는 경우에는 백미밥을 넣으면 된다.)

5. 야채와 고기, 새우와 함께 비벼먹을 소스를 만든다. 올리브유, 참기름, 간장, 식초, 설탕, 와사비를 1:1:1:1:1:1 비율로 섞으면 된다.

6. 만든 소스를 잘 저어서 아래 가라앉은 와사비와 설탕, 위에 뜨는 기름류들이 골고루 섞이게 한다. 그리고는 기호에 맞게 만든 소스 몇 스푼을 5에 더해 비비고 또, 후추와 파슬리가루를 뿌려 한 번 더 섞으면 건강하고 맛있는 포케 완성.








남편이 만들어 준 홈푸드 중 부타동이 1위였는데 이번 닭가슴살 포케가 단연 1위로 올라섰다. 내가 건강식을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내 입맛엔 딱이었다. 이제 밖에서 파는 포케는 안 사 먹어도 될 정도이다.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생야채들과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고기들이 들어있어 건강을 챙기기에도 좋은 포케. 요즘 내가 매일 먹고 있는 주식이다.






포케가 나에게 그간 가져다준 효과와 장점들을 나열해 보겠다.

1. 포케는 만들기도 간편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그야말로 클린하고 건강한 음식이다. 포케 한 보울 먹고 나면 오늘도 나를 챙겨주었다는 뿌듯함이 선순환으로 작용하여 다음에 섭취할 음식들을 조절하게 된다. 가급적 몸에 좋지 않은 단 디저트들은 먹고 싶더라도 자제하게 된다. 만약 먹게 되더라도 미리 챙겨 먹은 건강한 포케가 있기에 덜 죄책감이 든다.

2. 또한 하루, 이틀 포케로 식단을 구성하여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매일의 나의 스케줄에 조금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임하게 된달까. 과장하지 않았다. 정말이다.

3. 마지막, 홈포케의 장점은 야채와 닭가슴살 등 재료들을 아낌없이 추가할 수 있다. 더 추가해 먹어도 된다. 건강한 야채들과 기름기 없는 고기니까.






꼭 닭가슴살 포케가 아니라도 자신의 취향껏 재료를 추가하거나 빼면 된다. 야채도 자신이 좋아하는 야채를 넣으면 된다. 소스도 위 레시피를 참고하여 자신의 기호대로 맞춰나가면 된다. 나와 남편은 위 레시피가 최적의 포케 레시피였다. 남편은 엄청 맛있게 먹고 있는 나에게 남편 참 잘 만났다고 자기 자랑을 한다. 그런 남편을 인정해 주었다. 포케가 정말 맛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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