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밀러의 연애
최재천의 《통섭의 식탁》을 읽노라면 그 속에 나오는 모든 책을 읽어야 할 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 중 밀러의 《연애》를 1빠로 읽기 시작했다. 제목이 좋지 않은가. 그렇지만 끝까지 읽진 못했다.
최재천선생의 추천 글을 소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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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침팬지와 흡사한 영장류 조상으로 부터 진화한 것이라는 주장은 기존의 세계관과 윤리관을 송두리째 뒤엎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영국 종교계는 당장 신성을 모독하는 이론이라며 배척했지만 정작 다윈이 사망했을 때는 그의 주검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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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또다른 책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이 몰고온 충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당시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남성들은 차라리 우리 인류가 침팬지와 공통 조상을 지녔다는 이론을 참을 수 있어도, 이를테면 잠자리의 주도권이 여성에게 있다는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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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의 주장은 때로 당돌하다. 남들을 웃기려는 노력도, 기부금을 내거나 자원봉사를 하는 행위도, 그리고 책을 쓰는 고도의 지적 활동도 결국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과 다를 바가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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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지 말고 이 흥미진진한 논리 게임에 한번 풍덩 빠져보기 바란다. 사랑이 달리 느껴질 것이고, 섹스가 새로워질 것이고, 세상이 달라져 보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이 앞에서 엄청나게 할 얘기가 많아질 것이다.
-제프리 밀러 《연애》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