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고도닿지않는밤의기록 2

미장원 갑니다

by 미리암 최정미



어쩌다
말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어떻게 남겨야 하는지
요즘에서야 배우고 있습니다.

예전엔
타인의 눈치를 먼저 봤는데
이젠
조금 덜 봅니다.

흰머리가 보이면 보이는 대로,
얼굴이 부으면 부은 대로.
장화를 신고 풀을 뽑아도
명품이 없어도

네모난 창 앞에 앉아
나를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어느 날부터
웃게 되었고,
누군가의 친구가 되었고,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제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말하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곱게 꾸미지 않아도
아톰처럼 튀어나온 머리결을
잠시 가라앉히러
미장원에 갑니다.

오늘도
나를 놓지 않고
당신에게
다정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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