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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챌린지 66일 14일 차

국수 만드는 언니의 귀리냉면이야기

by 미리암


누룽지 옆집,

국수 만드는 언니의 귀리냉면이야기


해맑음 농업회사, 그곳엔 누룽지 옆집에서 국수를 만드는 언니가 있다. 그녀의 국수는 늘 “내 국수”라 불리며, 정감 어린 미소와 함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언니! 맛있지?”라는 그녀의 밝은 인사로 시작되는 하루는, 언제나 따뜻하고 정성 가득하다.


2년간 체질 개선을 위해 된장국, 김치, 밥만 먹어야 했던 그녀는 밀가루로 만든 국수에 자신의 열정을 담았다. 문제가 생기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결하는 성격. 밀가루 혼합기 앞에서 넓적한 면대를 잡아당기고, 얇게, 더 얇게 정성스레 뽑아낸다. 마스크 사이로 보이는 얼굴엔 밀가루가 살포시 묻어 있지만, 그녀의 콧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면대를 기계에 올리고 버튼을 누르면, 머리를 풀어헤친 듯한 면발이 춤을 추며 나온다. 가지런히 면봉에 걸쳐 건조실로 옮겨지고, 하루 이틀 뒤 상태를 확인한 후 제단과 포장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그녀는 국수를 챙겨 이웃들에게 나누며 “맛보라”며 생글 웃는다. 다음 날, 그녀는 어김없이 묻는다. “언니! 내 국수 맛있지?”그녀의 국수에는 이름이 있지만, 모두가 “내 국수”라 부르는 그 맛은 특별하다.


그녀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귀리 냉면이다. 새벽이슬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간, 그녀는 기계를 돌리며 귀리 분말을 섞어 냉면을 만든다. 이미 오랜 시간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냉면이었지만, 동료들에게 쉽게 내밀지 못했다. 낯선 도전에 대한 조심스러움이었을까.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언니, 이거 귀리 냉면인데 한 번 드셔봐요.” 그녀의 눈빛엔 설렘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딱 50초만 삶아주세요.”


그녀가 건넨 귀리 냉면을 들고 퇴근길에 마트에서 냉면 육수와 쌈무를 샀다. 집에서 50초간 삶은 냉면 사리를 찬물에 샤워시키고, 커다란 냉면 그릇에 정성스레 담았다. 첫 숟갈, “호로록, 호로록.” 입안에서 퍼지는 쫄깃한 면발과 고소한 풍미. “맛있는데!” 쉽게 만날 수 없는 신선한 맛이었다. 밤마다 냉면 레시피를 연구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그녀.


작은 시골 음식점에서 시작된 귀리 냉면은 그렇게 2025년,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해맑음 농업회사의 귀리 냉면은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과 정성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누룽지 옆집, 국수 만드는 언니의 손끝에서 탄생한 이 냉면은, 앞으로 많은 이들의 식탁에서 “맛있지?”라는 미소와 함께 사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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