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점심에는 아침에 먹고 남은 김치찌개에 두부를 넣어서 재활용할 생각입니다.

by 주부아빠

냉장고에 있던 김치를 정리했습니다. 먹다 남은 김치를 담아놓은 작은 반찬통이 눈에 보이는 것만 7개가 보입니다. 시댁 김치와 처갓집 김치, 겉절이 김치와 파김치, 묵은 김치와 덜 묵은 김치, 원산지가 다른 갓김치 등 먹다 남은 김치를 담아놓기 시작하니 냉장고가 김치로 가득합니다.


4 식구의 취향이 각기 다른 게 문제입니다. 아내는 곰삭은듯한 쉰 김치를 좋아하고, 작은 아들은 쉰 파김치를 좋아합니다. 큰 아들은 쉬지 않을 정도의 묵은 김장김치만 먹고 저는 갓김치를 가장 좋아합니다. 각자의 취향에 맞추다 보니 남겨지는 김치만 늘어납니다.


아침식사 때 시댁 김치와 처갓집 김치를 모아서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시댁 어머님은 인천의 먼 섬 출신이십니다. 섬사람의 강인함과 터부함이 김치 맛에서도 우러나옵니다. 처갓집 어머님은 충북 보은 출신이십니다. 충청도의 담백하고 순한 맛이 김치 맛에 배어있습니다. 각기 다른 맛의 김장 김치이지만, 섞어놓아도 맛이 어우러집니다.


그릇을 줄이고 냉장고를 정리할 생각으로 찌개를 끓여서 아침식사 때 내놓았습니다. 맛과 향은 독특했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도 맛있게 찌개를 먹었습니다.


이참에 냉장고 안에 있던 김치통과 그릇을 모조리 끄집어냈습니다. 그리곤 맛과 향의 특성을 무시하고 종류별로 김치를 섞었습니다. 묶은 것과 겉절이라도 김장김치면 같은 그릇에 담았습니다. 출처와 묶은 상태를 무시하고 갓김치도 한 그릇에 담았고, 파김치도 섞어서 담았습니다.


빈 그릇이 4개나 나왔습니다. 개운한 마음으로 아침식사 설거지를 끝냈습니다.


점심에는 아침에 먹고 남은 김치찌개에 두부를 넣어서 재활용할 생각입니다. 섞어놓은 김치로 김치전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점심 식탁 위에는 김치파튀~가 될 것 같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습니다. 평소 입던 두터운 겉옷이 부담스러운 날씨입니다. 아이들도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땀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밖에서 들고 다니며 마실 텀블러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선물 받거나 사은품으로 받아서 모아놓은 텀블러가 제법 많습니다.


마트에서 제가 가장 욕심을 부리는 것이 사은품입니다. 이상하게 사은품만 보면 사고 싶어 집니다. 특히 커피와 콘프레이크를 살 때면 욕심이 광기로 변할 정도입니다.


아내의 사무실에서 구입하는 커피를 우리가 사게 해 달라고 아내에게 사정해서 제가 마트 가서 사 가지고 옵니다. 이런 수고를 하는 이유는 커피에 붙어있는 사은품 컵이나 텀블러를 얻어오기 위해서입니다. 콘프레이크에는 주로 플라스틱 컵이나 그릇이 1개씩만 붙어 있습니다. 저는 담당 직원을 찾습니다. 그리곤 아이들이 2명이니 사은품을 한 개 더 달라고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30여분을 설득하면 직원은 귀찮다며 사은품 한 개를 더 쥐어주고 사라집니다.


아내는 이런 저의 모습에 창피하다며 다른 층으로 이동하여 장을 봅니다.


주로 다니는 마트의 커피와 콘프레이크 코너로 올라가면 직원들끼리 무선으로 연락하여 담당 직원을 숨기거나 당차고 기 센 다른 분이 오셔서 단호하게 저를 상대하십니다. 이젠 사은품에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집에 더 쌓아 둘 공간도 없고, 아내의 따가운 눈초리를 더 이상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탁이 끝난 빨래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널었습니다. 아침 햇살 속에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으랏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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