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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Aug 06. 2020

티코 vs 그랜져

티코가 고속도로에서 그랜져처럼 달리면...

병원 진찰 후 의사 선생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자동차 티코를 타고 그랜져처럼 달리면 어떻게 되겠어요? "


태어나기를 티코 엔진으로 태어났는데, 하는 일은 그랜져처럼 하고 있으니 탈이 날수밖에 없다는 의사의 진단이었습니다. 그 어떤 전문적인 의학용어보다도 명확하고 분명한 설명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렌져처럼 달리며 사는 걸 포기했습니다.

티코처럼 천천히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랜져를 타고 씽씽 달리면 더 먼 곳,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겠지만,

어쩌겠습니까... 태어나길 티코의 엔진을 가지고 태어났는데...ㅎㅎ


티코는 다른 차들이 쌩~하고 지나가면 휘청거릴 정도로 약합니다.

우스개 소리지만, 차로 위 껌딱지를 밟고 지나가면 티코는 멈출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티코는 고속도로를 이용하기에도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인지, 작은 일에 큰 상처를 받습니다. 별일아닌 일에 많이 놀랍니다. 지나가는 말에 며칠씩 끙끙 앓습니다. 자잘한 잔병을 달고 살며 사소한 일에 큰 의미를 두며 힘겹게 살고있습니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환경에 따라 살아야 하나 봅니다.

티코는 티코처럼, 그랜져는 그랜져처럼.....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를 살아냅니다.

비가 멈춘 오후에 동네 마실을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마실을 나간 김에 장바구니를 들었습니다.

돌아오면서 마트에 들려 저녁거리를 사 왔습니다.


오늘 저녁은 두부를 반듯하게 썰어 넣고 시원한 조개를 넣은 맑은 콩나물국을 끓일 예정입니다.

모두들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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