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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Sep 05. 2020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득과 실

나에겐 2.5단계가 오히려 아들과 이전보다 더 가까운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다니던 복싱체육관도 잠시 문을 닫았습니다. 한주간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열흘씩이나 더 연장되어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네요.ㅜㅜ


20일 동안 운동하면서 작은 아들은 2kg을 감량했습니다. 턱선이 보일랑 말랑 하고, 처진 뱃살은 약간씩 탄력 있는 뱃살로 변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2.5단계로 아이들은 친구들과 만나지도 못하고,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다니던 피시방도 문을 닫아서 활동량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오전은 온라인 수업으로 점심때까지 앉아서 지냅니다. 점심 먹고는 넷플렉스 영화나 시리즈 드라마를 시청합니다. 저녁에는 매일 해야 하는 문제집을 풀고, 밤이되면 이른 잠을 잡니다. 이런 생활을 매일 반복합니다.


2.5단계가 길어지면서 나와 작은 아들은 저녁마다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합니다. 집에서부터 버스 3-5 정거장 거리를 왕복해서 걷습니다. 다행히 아들도 살을 빼고 싶어서 함께 걷는 걸 즐기려 합니다.


아들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됩니다. 걸으면서 나름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며칠 이렇게 다니다 보니, 작은 아들과 조금 더 친해졌습니다. 서로의 알지 못했던 부분을 더 알아간 느낌입니다.  


걷기 코스의 중간지점이 되면 근처 편의점에 들립니다. 먼 거리를 잘 참고 걸어준 아들에게 주는 보상이라 여기며 편의점을 들어갑니다. 아들은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더니 다시 힘이 나는 모양입니다. 집으로 오는 길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입니다.


코로나 2.5단계는 나와 아들의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 음료수를 왜 자꾸 사 먹냐는 아내의 잔소리를 웃으며 받아들이는 내공도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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