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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Jan 27. 2021

나는 지금 통영에 간다.

오랜만에 집을 나왔습니다.

아내와 싸웠습니다.
큰 아들의 휴대폰 때문에 크게 싸웠습니다.

아들은 약정이 끝나자마자 휴대폰을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최신형이 아니어도 괜찮다던 아들은 대리점에서 상담 후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아들이 원하는 최신폰은 지금 내고 있는  월납부금의 두 배를 내야 합니다. 너무 비싸고 부담돼서 아들이  원하는 휴대폰은 어렵다고 아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아들의 실망한 얼굴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며칠 동안 지인들에게 알아보고, 인터넷을 검색했습니다.


다행히도 아들이 원하는 휴대폰을 신용카드와 제휴하면 현재 의 납부금보다 만원 정도만 더 추가해서 개통이 가능한 판매점을 찾았습니다.

아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개통 시 추가해야 할 만원은 용돈에서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아내는 반대했습니다.
중2에게 100만 원이 넘는 휴대폰은 안된다며 반대합니다. 나는 지출해야 할 금액은 별 차이가 없다고 설득했지만, 싸움만 더 커졌습니다.

아들의 휴대폰으로 시작한 싸움은 서로에게 그동안의 서운함까지 모두 쏟아냈습니다. 오랜만에 작은 아들과 같이 잤습니다.

가난한 아버지,
철없는 남편,
무능력한 부모가 된 기분입니다.

아침에 비가 오길래....
아내에게 1박을 허락받고 집을 나왔습니다.
그냥... 생각 없이... 남쪽으로 갑니다.

나는 지금 통영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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