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름없는 한 주간의 첫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내의 아침 출근길 기사 역할을 끝내고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을 챙겨서 근처 안과에 갔습니다. 큰 아들이 며칠 전부터 시력이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며 안과 진료를 부탁했습니다. 덩달아서 작은 아들도 눈이 침침하다며 거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마지막 안과검진을 언제 다녀왔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되었습니다.
병원 문 여는 시간 9시 30분에 맞춰서 안과에 도착했습니다. 진료 기계 속 초원의 집은 때로는 멀리, 때로는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잠시 기다린 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아빠는 노안이 시작되었고, 작은 아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큰 아들의 시력은 매우 나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6개월마다 오셔서 검사받으라는 말을 왜 지키지 않았냐며 꾸중을 들었습니다. 아들의 나빠지는 시력이 제 잘못이란 미안함이 들었습니다.
진료가 끝나고 집에 오면서 안경점에 들였습니다. 역시나 아들의 나빠진 시력을 지적하며 지금보다 3-4단계 압축된 안경을 써야 한다며 점원은 아들을 걱정했습니다. 그리곤, 나에게 선택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안경알 값만 14만 원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들 시력을 걱정하는 점원의 말은 염려로 포장한 비즈니스란 걸 결제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준비합니다.
냉장고에 묵혀둔 진미채를 고추장 양념으로 볶았습니다. 먹다 남은 견과류 믹스에서 아몬드만 골라내어 진미채 볶음에 넣고 함께 버무렸습니다. 냉장고 이곳저곳에 숨어있는 재료들이 눈에 띕니다. 연휴 때 만든 만두가 냉장고에 얼려있고, 조금 오래된 국수장국 육수가 보이길래 점심은 잔치 만두국수로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