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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Feb 25. 2021

그때는 벌고, 지금은 쓴다. -저녁-

사진을 보내 웃는 아내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합니다.

아내는 일몰의 장관을 좋아하고, 나는 일출의 희망을 좋아합니다.

당일치기 제주도 여행의 저녁은 일몰을 보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제주도의 일몰이 아름다운 장소들 중에서 이호테우해변의 일몰 구경을 선택했습니다.

아내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며 좋아합니다.


이호테우... 낯설고 흔치 않은 이름입니다.

이호는 그 지역의 이름 이호동을 뜻합니다.

테우는 제주도의 전통 뗏목을 말합니다.

오래전, 이곳 이호동 앞바다에는 전통 뗏목 테우가 많이 떠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 해변의 이름이 이호테우해변입니다.


이호테우해변 끝에 커다란 말 형상의 등대가 양쪽에 나란히 서 있습니다.

한쪽은 빨간색 말 등대이고, 다른 한쪽은 흰색의 말 등대입니다.

일몰이 시작되고 노을이 시작되면, 이곳의 색상과 조명이 노을과 어우러져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제주도 일몰은 이곳 이호테우해변을 많이 추천합니다.


인터넷에서 일몰시간 5시 25분을 검색했습니다.

맑은 하늘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져서 걱정했습니다.

아내의 간절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일몰은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예쁜 말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우리 부부는 다양한 포즈와 콘셉트를 잡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내는 원하는 일몰과 평소에 가고 싶은 해변을 왔다며 감격스러워합니다.

마지막 포즈로 뽀뽀하는 포즈를 취하라고 나에게 요구합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가자고 했지만, 아내의 기분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서로를 마주 보며 입술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타이머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주위에서 우리를 보고 있던 20대 젊은이들이 자기들끼리 웃으며 말합니다.


"에효~ 중국 관광객은 개념이 없어, 개념이!"


분명, 우리를 향한 말이었습니다.


타이머가 끝나고 서둘러 삼각대를 접었습니다.

그리곤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빨리 가자헤~ 서둘러라헤~ 어서 가자헤~"


아름다운 이호테우해변의 일몰 앞에서 우리 부부는 중국인 관광객이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오늘 하루 촬영한 제주도 여행 사진을 함께 보면서 웃습니다.

앞으로 돈은 모으지 않을 예정입니다.

지금처럼 갚아야 할 돈만 없으면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필요할 때 쓸 만큼만 벌자고 다짐합니다.


사진을 보는 아내의 얼굴은 웃음이 가득합니다.

지금 우리 비행기는 서울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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