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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Feb 25. 2021

그때는 벌고, 지금은 쓴다.  -점심-

내가 아플수록 아내는 즐거워합니다.

아내와 나는 같은 듯 다릅니다.
아내는 체험과 탐험을 좋아하고, 나는 감상과 여운을 좋아합니다. 여행지에서 몸을 쓰며 움직이는 쪽이 아내이고, 나는 여행지의 풍경과 자연 속에서 음미하고 감상하기를 좋아합니다.


제주도의 깨끗하고 상쾌한 자연을 즐기고 싶었지만, 아내를 위해 체험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스쿠터를 빌려서 제주의 해안도로를 달려보기입니다.

아내는 직접 운전하고 싶었지만, 연습을 지켜보던 사장님께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힘없고 서툰 아내의 운전 솜씨는 사고 날 가능성이 높다며 렌털을 거부하셨습니다. 아내는 아쉬워하며 2인승 스쿠터로 옮겨 탔습니다.


바람 많은 제주에서 해안선을 따라서 달렸습니다.
바닷바람에 눈물이 계속 흐릅니다. 운전대를 잡은 두 손은 동상 걸린 듯 아픕니다. 나는 춥고 아픈데, 아내는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합니다. 한 번만 더 돌고 오자는 말을 세 번씩이나 합니다. 달리면 달릴수록 맨살의 손은 아프고 눈물은 더 많이 나옵니다.

내가 아플수록 아내는 즐거워합니다.
스쿠터가 달릴수록 눈물은 쏟아집니다.
나는 울면서 노래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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