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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Aug 11. 2021

휴가는 휴가답게...

지금 우리가족은 휴가 중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휴가지를 정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가능하다면 사람 없는 곳,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놀 수 있는 곳,

아내가 좋아하는 노을을 볼 수 있는 곳,

작은 아들이 가고 싶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

큰 아들이 원하는 캠핑을 할 수 있는 곳....


가족들의 요구와 희망사항을 고려해서 휴가지를 검색하고 또 검색했습니다.


희망과 바람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이루어집니다.

찾았습니다.! 가족 모두가 원하는 조건에 충족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해변가라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다녀온 사람들은 노을과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라며 칭찬한 곳입니다.

해변가와 바닷속이 모래로 되어있어서 작은 아이들이 마음껏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캠핑도 할 수 있는 곳이라서 큰 아들의 요구도 충족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새벽에 출발해서 오전에 도착했습니다. 출발하면서 김밥을 사서 달리는 차 안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습니다. 도착해서 소나무로 둘러싸인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타프로 천막을 만들고, 테이블을 설치하고 의자와 돗자리를 깔아놓으니 그럴듯한 휴양지가 되었습니다.


모래바닥의 바다는 안전해서 놀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물안경을 끼고 물속을 구경하면 가끔씩 조개들이 보여서 잡고 놓아주기를 반복했습니다.

점심은 전날 준비한 집밥과 라면으로 준비했습니다. 포장해간 쫄면과 국물떡볶이도 간단하게 요리해서 같이 먹었습니다. 캠핑장비로 물을 끓이고 준비된 떡볶이를 만드는 일은 큰 아들에게 맡겼습니다. 큰 아들은 신기하고 재밌어하며 행복합니다.


오후에는 튜브를 빌려서 다시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찰랑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기며 둥실둥실 떠다니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기분입니다.


저녁이 시작되면서 노을과 일몰을 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물을 끓여서 커피를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은 해가 지는 자연의 아름다움보다는 휴대폰을 더 아름답고 경이롭게 바라봅니다.

우리 부부는 붉게 물들어가는 해변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불멍이 아닌 노을 멍에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해 지는 해변가에 둘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일몰의 장관을 보면서 아이들의 부족한 학업과 불성실한 학원생활을 이야기하며 속상해합니다. 이야기를 할수록 아내의 속상한 감정이 점점 커져 갑니다.

빨갛게 물든 하늘을 보며 아이들 생각은 잠시 잊으라는 뜻으로 살며시 아내의 손을 잡았습니다. 순간 아내가 내게 말합니다.


"아니.... 지금.... 내 말 듣고 있어요?"


휴~ 지금 우리는 휴가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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