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8일 브런치에 첫 글을 올렸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브런치를 시작했습니다. 글을 알리고 싶은 마음보다는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글을 쓰면서 삶을 나눴고, 쓴 글에 대한 댓글을 통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처음 시작하면서 매주 1편씩만 써 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글쓰기의 준비물은 메모장과 휴대폰이었습니다. 대중교통이나 걷는 중에 경험했던 사건이나 떠오르는 내용을 바로바로 메모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화장실에 앉아서도 휴대폰 메모장에 생각을 적었습니다.
글감을 찾기 위해 지나온 며칠을 되돌아보기를 해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좋아합니다.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면, 내 삶의 태도를 스스로 점검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말실수를 한 일,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하지 않은 것들, 내 잘못된 행동이나 실수 등이 영화처럼 떠오릅니다.
글의 주제를 찾기 위해 되돌아보았지만, 제 삶을 반성하고 수정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가족 안에서의 경험'으로 정했습니다. 오래전, 어느 자리에서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작성했던 목록 가운데 '아이들을 위한 책 써 보기'를 적어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의 성장과 변화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자녀들이 성인이 된 후, 지금의 기록들을 되짚어보면 추억이 되고 행복이 될 거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매주 한 편씩의 글을 계획대로 작성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한 두 달 정도 글쓰기를 멈추거나 잊고 지낸 적도 있습니다. 바쁘고 급하게 살게 되면 해야 할 일들이 잊힙니다. 글쓰기가 루틴으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늘 급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우선됩니다. 이렇게 글쓰기를 잊을 때마다 다시 시작하는 힘은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아빠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올리는 걸 알고 있습니다. 노트북 앞에서 뭔가를 하고 있으면 브런치 하세요?라고 물어봅니다. 아이들은 실명과 자신들이 나오는 사진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사정했습니다. 당연히 이름은 생략하고 사진은 모자이크로 올린다고 약속했습니다. 가끔 글쓰기를 물어보는 아이들 덕분에 잠시 미뤄두었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브런치에 올린 글의 조회 수가 신경 쓰입니다. 유명 작가가 아니기에 조회 수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올렸던 글 중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는 4만 명이 넘은 글도 있습니다. 가장 작은 조회 수는 3명입니다. 매일 평균 조회 수는 15명 내외입니다. 저는 제 글을 진심으로 기다리는 분들이 구독자 12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워드 검색에 따라서 달라지는 조회 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마음먹지만, 조회 수가 올라가는 날이면 기분은 좋아집니다.
오늘 아침에 구독자 50명 돌파라는 알림이 도착했습니다. 부족한 제 글을 구독하시는 50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제 글은 좋은 내용도 아니고 유익한 정보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재밌게 읽어주시는 50분의 구독자님들이 계십니다. 든든한 내편처럼 느껴집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여러분들과 함께 지켜보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잘 키울 자신은 아직 없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주위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