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ues Apr 18. 2019

007

젊음의 궁상



턱시도는 입을 일이 없으니 짙은 쥐색 슈트를 입는 거야.
슈트 밖으로 나오는 셔츠 소매와 카라 길이도 체크했어.
바지 길이는 클래식 핏 보다는 조금 길어 부담 없게 맞췄지.
마지막으로 오늘은 가죽 스트랩이 아닌 우레탄 스트랩의
시계를 찾아. 완벽해.

티파니 매장에 들러 남자가 봐도 아름다운
티파니 블루 색에 취하며 선물을 골랐어.
사실 이 쇼핑백을 들고 있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거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서 맘속으로 본드의 대사를 읊었어.
Shaken not stirred.

'주차증 필요하세요?'
'네.'

곱게 접은 주차권을 주머니에 넣으며 지하철 2호선에 올랐어.
작업비가 입금된 날 나의 본드 놀이는 항상 이렇게 마무리해.
내년엔 본드카를 살 수 있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네가 없는 상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