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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 Apr 24. 2019

버터와플

젊음의 궁상



쫀득한 식감의 버터와플.
뜨거운 커피의 뚜껑을 열고 그 위에 올려놓으면 말랑해지는,
쫀득한 식감의 버터와플.
단것이 끌렸던 것일까 평소엔 주문하는 법이 없었는데
오늘은 내 아메리카노 컵 위에 우주선처럼 얹혀있어.

하루키의 글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하루키의 노매드 생활을 동경했달까.
지금은 겉핥기식으로 여행을 올 때마다 한 번씩 따라 해 보는 것이 다지만.

그래서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수속을 앞둔 지금도
굳이 커피숍에 앉아 글을 쓸 생각에 신이 났어.
그런데 뜬금없이 버터와플이 눈에 들어왔어.

뭐랄까 말로 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주 작은, 그러니까 오늘은 그렇게 간간히 겉핥기식으로
해외에서도 작업을 하는 나 자신의 '하루키 따라 하기' 놀이를
살짝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었달까.

커피만 마시며 작업하는 워커홀릭 같은 이미지에서
일을 하며 달달함도 즐길 줄 아는 여유 있는 느낌으로.

정확히 삼십 분 뒤면 이런 달달함이고 뭐고
나는 이코노미 승객들 틈에 끼어 무릎을 접고 앉아있겠지.
그래도 언젠가 비즈니스 석에서 먹는 주전부리 보다
오늘 먹은 버터와플의 달달함이 그리운 날이 올 테니
마지막 삼십 분을 즐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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