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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부른 먼지 Jan 13. 2020

[두 번째 스무살] 첫번째이야기

'자신'을 발견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 '마흔'에 시작하는

시작!


마흔의, 새해다운 시작이다.


제작년, 친정아빠의 암수술로 친정부모님이 우리집 근처로 이사를 오시게 되었다.

시가, 형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형님과 아래위층에 사시던 시부모님과 방학동에서 주택을 구해, 아래위층에 살게 되었다.

모두 제작년 상반기에 일어난 일이다.


그때부터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부터 '마흔앓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앓이'를 하기 참 좋은시기였다.


실제로 몸과 마음이 아팠었기때문이다.


시어머니와의 사소한 갈등으로

대문근처에만 오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부정맥증상때보다 더한 가슴 두근거림.


친정아빠에 대한 어린시절의 정신적 학대의 기억.

그리고 아빠의 엄마에 대한 신체적폭력 등,

과거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라

'내면아이'를 잘 위로해주며

동시에 '엄마'를 향한 양면적 감정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감정과부하의 시기를 꽤 오랬동안 보냈다.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은 지금도 진행중인 감정이다. 언니의 표현대로 엄마가 돌아가셔야 끝나는게 아니라 우리 각자가 살아있는 순간까지 붙들려있을 감정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작년의 시간을 보냈다.


시가와의 갈등은 어찌보면 명쾌하다.

남편이 여전히 중심을 잘 잡고 있고

내가 여전히 사랑하는 이 남자는 

그 역할을 잘 해낼 것이다.


문제는 나의 원가족.

하지만 이 문제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해야할 이유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머리로는 정확히 알고 있지만

가끔 마음이 한없이 외로워질때가 있다.

특히 '평범한 가족'의 자식으로 존재하는

사람과 함께 살다보니 

시끌벌쩍 대가족안에서 한없이 외로워지곤 한다.


여튼,

마흔앓이를 제대로 해냈나보다.


20대,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살던 그 시절

꿈을 위한 도전은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의지가 강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더 '다른세계'를 꿈꿨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는 다시 그 시기로 돌아간다.

나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다시 꿈을 펼쳐갈 기회를...

지금은 내 꿈을 지켜봐주는 가족이 있고

내 꿈을 응원해주는 남편이 있고

'나만의 방'도 있다.

이 방에는 내가 그동안 늘 갖고 싶었던 모든 것이 다 있다.

그림책, 에세이, 소설,

색연필, 마카펜, 붓, 물감, 문구류.


앞으로 3년, 5년, 아니 10년이어도 상관없다.


'내면아이'를 말로만 위로하지 말고,

그 아이에게 '너 하고 싶은거 다해봐!'라고 이야기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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