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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육일칠 Jun 16. 2024

롯데월드 캐스트가 청소하기 힘든 쓰레기 탑 3

롯데월드 안전청결 캐스트를 어떻게든 고생시키는 장난꾸러기는 꼭 존재한다. 어린이 손님은 뭐, 그럴 수 있다. 한참 뛰어놀 나이이고, 도둑질 같은 범법행위만 아니라면 웬만하면 참고 넘어간다. 문제는 캐스트의 고생을 의도하는 녀석들이다.


롯데월드 안에는 공차가 있다. 녀석들은 음료를 사 마시고 남은 타피오카 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한다. 먹을 수 있긴 한데, 더 재밌는 게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재밌는 생각을 한다.


"타피오카 펄을 롯데월드 바닥에 하나하나 붙이고 다녀야겠다!"


녀석들에겐 캐스트가 펄을 치우느라 고생하는 것보다, 펄을 바닥에 붙일 때 본인들의 손이 더러워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빨대를 이용해서 펄을 흡입한 다음, 바닥에 후 하고 불어서 바닥에 착 달라붙게 한다. 참 간편하게도 캐스트를 화나게 하는 녀석들이다.


펄 밭을 발견한 캐스트는 펄을 치우는 것보다, 펄을 붙이고 다니는 녀석들의 심보에 인류애를 잃는다. 펄은 찐득찐득하기까지 해서, 뗀 다음에도 남은 자국을 물과 세정제로 세척해줘야 한다. 마음 같아선 바이저님께 CCTV를 확인해서 녀석들을 잡아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오염물을 처리하는 게 우리 일이었기에 한 숨을 푹 쉬고 참아야 했다. 쓰레기를 버려서 캐스트를 고생시키려는 의도가 있든 없든, 안전청결 캐스트는 청소를 해야 한다.


솜사탕 스티커를 처리하는 건 번거로웠을 뿐 화가 나지는 않았다.  롯데월드 솜사탕에는 토끼 캐릭터를 나타내는 스티커를 붙여서 판매하고 있다. 그 스티커가 바닥에 달라붙으면 쇠로 된 긁개로 하나하나 긁어내야 한다. 그래, 솜사탕을 맛있게 먹는 어린이가 무슨 죄겠는가. 스티커를 붙이지 않고도 솜사탕에 캐릭터 나타내는 방법이 정말 없었을까..? 하고 아쉬워한다.  


바닥에 흩뿌린 팝콘을 처리하는 건 까다롭지만 비둘기 부대가 나타난다면 걱정 없다. 바닥 타일 사이사이에 낀 팝콘 찌꺼기도 부리로 깔끔하게 처리해 준다. 팝콘을 치우다 보면 비둘기 부대가 언제 오나 기다릴 때도 있었다.


쓰레기를 치우는 건 안전청결 캐스트의 숙명이지만, 안전청결 캐스트가 있으니까 치워 줄 거야~하고 버린 쓰레기를 치울 땐 힘이 빠졌다. 공차 펄을 롯데월드 바닥에 붙이고 다녔던 녀석들이 이 글을 본다면, 안전청결 캐스트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함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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