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여성에게 손가락 털이 뽑힌 남자의 심박수는 올라갈까?
위 영상에서 직접 실험해봤으니, 결과를 확인해 보기 바란다.
처음엔 여자 3명이 등장한다. 가운데에 계신 분이 '티쳐' 인데, 술자리 이색 플러팅 방법을 20년간 연구한 다음 옆에 있는 학생 두 분에게 가르친다. 가르마 9대 1로 넘기기, 족집게 가져와서 털 뽑아주기, 짠 치면서 손가락 터치하기 등... 별 희한한 방법을 가르쳐 주면 학생들은 '이게 맞는건가..?' 싶지만 플러팅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일단 듣고 있는다. 방법을 전수받은 학생은 그 자리에서 실전 적용까지 해 보는데, 이를 위해 티쳐가 의문의 남성으로 변경된다. 남성은 이색적이다 못해 기괴한 플러팅을 당하고 만다.
내가 그 남성이었다. 티쳐가 플러팅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는 영상이 잘 찍히고 있는지 확인하다가, 가르침이 끝나면 티쳐와 교체했다. 약 1시간 동안 영상을 찍기도 하고 카메라에 찍히기도 해 봤다. 영상을 찍는 역할 때는 최대한 많이 웃었다. PD 역할이기에 등장인물에게 말을 걸 수도 없고 크게 웃을 수도 없었다. 최대한 많이 웃음으로써 출연자가 '내가 하고 있는 게 재미있구나' 하고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만약 웃는 연기가 자연스러웠다면 출연자는 과장된 웃음의 의도를 모른 채 재미있게 영상을 찍었을 것이다.
플러팅을 당하는 남성이 되자, PD에서 출연자가 되었다. 카메라로 찍는 역할일 때는 느끼지 못했던 부담감이 몰려왔다. 토크쇼이기 때문에 재미있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꼈다. 도대체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재미있게 대화하는 분들은 어떻게 이걸 극복했을까... 싶기도 했다. 그 생각도 잠시, 이상한 플러팅 방법을 배운 학생이 어디서 언제 가져왔는지도 모를 족집게를 꺼내 손에 있던 털을 뽑는 순간...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 순간에는 찍히고 있다는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PD가 웃자 '아 지금 분위기가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구나' 싶어 안심이 되었다. 카메라와 PD가 '출연자를 감시하고 있구나' 가 아니라 '즐거운 분위기를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서 도와주고 있구나'로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옆 사람이 요상한 족집게로 털을 뽑아준 덕이다.
문제는, 앞으로 족집게로 털을 뽑아주는 사람이 항상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영상에 찍히는 부담감을 이겨내냐는 거다. 계속 찍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취중토크 주제로 두 번은 더 찍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