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위한 휴식기
매달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바로 PMS, 생리 전 증후군이다. 많은 여성들이 생리 기간 중 불편함을 호소하는데, 나의 경우 오히려 그전 일주일이 더욱 고통스럽다. 그런데 며칠 전, 이 지긋지긋한 일주일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PMS는 괴로운 시간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휴식기의 알람' 일지도 모른다.
생리 전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들은 이렇다; 무겁고 나른한 몸, 부기, 들쭉날쭉한 기분, 예민해진 감정, 식욕 변화,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 이런 증상들을 적어놓고 보니 우리가 보통 '아, 좀 쉬고 싶다'라고 느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몸도 마음도 지쳤을 때 나타나는 바로 그 신호들 말이다. 그럴 때 우리는 회복을 위한 시간을 만든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거나, 아무 일정도 없이 푹 쉬기도 한다. 혹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PMS도 단순히 견뎌야 할 고통이 아니라, 내가 나를 챙길 기회로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그래, 앞으로 PMS는 내 몸을 위한 '휴식기'다.
예전엔 이 시기에 커피 한 잔도 마음 놓고 마시지 못해 괜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제는 내 몸이 힘들어하는 걸 알기에 이때만큼은 기꺼이 카페인을 멀리한다. 또 아침저녁으로 붓는 몸이 불편해 신경질이 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내 몸을 위해 자기 전 스트레칭으로 온몸을 풀어주며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듯,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해주기로 했다.
주어진 상황은 바꿀 수 없어도, 그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을, 온전히 '내 몸을 위한 특별한 일주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진 출처 Unsplash_Marco Guerr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