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피지 않았다
우리는 인생의 꽃을 젊은 날의 청춘에 비유한다.
그 시기가 지나면 점점 시드는 꽃이라고 한다.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면서,
100세 시대에 60세도 청춘이라면서,
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활짝 핀 시기는 20대 혹은 30대, 오직 젊은 날에만 한정하는 걸까.
왜 그 이후의 시간은 점점 시들어 떨어지는 꽃으로 여겨지는 걸까.
나는 이 생각에 반대한다.
우리의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꽃 한 송이를 피워내기까지의 긴 여정이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땅 속의 씨앗부터 싹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맺어 마침내 꽃망울을 터트리기까지
수많은 따뜻한 햇살을 받고 차가운 비와 매서운 바람을 견뎌낸 시간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나만의 꽃을 피우려면 충분한 햇살과 비바람, 수많은 희로애락이 필요하다.
우리의 꽃은 이삼십 년 만에 간단히 피어나는 그런 꽃이 아니다.
우리가 세상에 마지막 숨을 남기는 순간,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툭 하고 봉오리가 터지며 활짝 피어난다.
그것이 바로 우리 각자가 찾아가는 인생의 의미, 우리가 이 세상에 남기는 가장 찬란한 흔적이다.
그러니까 지금 힘들어도, 좋은 날은 다 간 것 같아도, 더 이상 인생에 기대할 것이 없는 것 같아도,
잊지 말자.
우리는 아직 피지 않았다.
사진 출처 Unsplash_Beni Kraus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