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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인사에 대해.

2025.01.21 화

by JasonChoi

매해 시작 될 때마다 다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다이어트.


지금의 나를 보면, 결과는 항상 작심 3일로 끝나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짐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식단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고 이것저것 찾아가며 많은 노력을 해보지만, 여전히 오늘의 나는 새해 다짐 실패의 결과물로 남아있다. 건강정보를 알려주시는 분들의 입에서 '햄버거랑 콜라는 아침마다 드시는 게 건강에 좋아요' 라던지 '짜장면, 탕수육을 매일 드시면 체중감소효과가 있습니다.'라는 정보가 들렸으면 좋겠다, 같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면서 나의 다이어트가 멀어져 간다.


하지만 올 해는 다르리라.

3월 말 친한 친구의 결혼식 사회를 맡게 되었다.

그런 자리에 이런 꼴로 가는게 용납되지 않으리.

평생 한 번으로 끝나야 할 그 녀석의 결혼식에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사회를 봐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크다.

대학시절 그 친구의 집에 놀러 갈 때면, 어머니께서 항상 반겨주셨다. 어떤 날은 용돈도 주시고, 맛있는 밥도 차려주시고.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게 감사해서 친구 녀석이 군대에서 어머니 생신이라고 케이크라도 사다 달라는 이야기에 풍선에 편지까지 써서 집을 꾸미고 왔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신부가 될 친구도 어릴 적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에 나는 지금보다 보기 좋은 모습이었을 터라, 가장 축하받고 행복해야 할 날에 나 또한 스스로 좀 더 나은 친구로서 사회라는 자리를 맡고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면, 글쎄, 정장을 맞춰준다는 소리를 한다. 뭘 굳이 그렇게까지 하냐는 나의 말에 '이건 절대 양보 못한다.'는 그 녀석. 정장 맞추러 가서 직원들의 놀라는 표정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게 또 다른 이유랄까.


결과적으로,

올해 나의 다이어트 부스터는 그 녀석의 결혼식이다.

빼는 것까지는 문제가 아니지만, 유지하는 것이 문제인 나의 살들.


나는 올해 나의 살들과의 작별 인사에 대해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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