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9 수
안녕, 친구야.
먼저 건강히 잘 지내는지가 궁금하다.
가족들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기를 항상 기도했는데, 다들 잘 지내고 있지?
너무 오랜만에 이렇게 연락을 해서 미안해.
나는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가보고 싶던 곳에 와있어.
너랑 만날 때마다 그렇게 다짐하고 바라던 버킷리스트를 드디어 완성해 버렸네.
그래, 나는 지금 아이슬란드에 와있어.
죽기 전에는 꼭 가보고 싶던 곳을, 생각보다 일찍 와버려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이곳에서 더 잘 지낼 수 있을까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어떻게 나이를 먹어가는지도 모르고 서로 바쁘게 지내서, 예전처럼 만나는 횟수도 줄었고, 전화하는 시간도 많이 없어져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너무 궁금했어. 나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났어. 왜인지 모르겠지만, 떠나기 직전에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정말 아무런 계획도 없이 훌쩍 떠나와버렸네.
계획 없는 여행의 시작이었지만, 너무 행복한 시간이라고 느끼고 있어.
내가 한국에서 그토록 바라던 여행지에 와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너랑 나누고 싶어서 편지를 적어보는 중이야. 너와 이야기하면서 어린아이가 떠들듯 아이슬란드라는 곳에 대해 얘기하던 그 감정 그대로를 이곳까지 가져왔고, 내가 상상했던 느낌보다도 더 특별한 곳이더라고.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발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 아직 싱벨리어 국립공원과, 게이시르 온천, 굴포스 폭포 밖에는 보지 못했지만 나는 이 나라가 너무 좋아. 아직 더 많은 곳을 가보고 경험해봐야 하지만, 사람은 역시 꿈을 꾸고 살아야 한다는 걸 몸으로 직접 경험하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너도 꼭 와봤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여행에 필요한 경비가 힘들긴 하지만,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여행길인 거 같아.
전화로도 메신저로도 충분히 연락할 수 있겠지만, 내가 여기서 느끼고 있는 낭만과 감성에 취해 이렇게 이역만리에서 너에게 손으로 편지를 쓰게 됐어. 꼭 오로라를 사진에 담아 가져갈 테니 너도 성공하길 기도해 주길 바란다.
몇 달 뒤에 낭만을 가득 안고 한국에서 만나자.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