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깊게, 행동은 바로, 나다운 삶을 위해.
40대쯤이 되면 현재에 안주하고 싶어 진다. 현실이 안정적인 이유도 있을 테고, 변화가 두려워서일 수도 있다. 안주하는 삶은 지루함을 만들고 허무하거나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챙겨야 할 가족이 없어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는 40대 싱글녀인 우린 더 그렇다. 사람에게는 자극이 필요하고 집중을 위한 약간의 스트레스도 필요하다. 그래서 행동하며 살아야 한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해보고 싶은 일을 찾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보는 등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기엔 40대는 너무 젊고 한 번뿐인 내 삶이 너무 아깝다. 행동하는 삶을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선택하는 과정이다. 무엇을 할지 말지, 어디에 갈지 말지, 누군가를 만날지 말지, 때론 사소하거나 때론 중요한 결정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삶을 좀 더 효율적이고 풍성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정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결정해야 행동을 하게 되고 삶이 진행된다. 특히 내 고민의 결론인 결정은 내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결정의 결과가 두려워 고민을 미루거나 판단을 남에게 맡겨버리면 결국 나 자신도 내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성공에 대한 자기 계발서의 대가, “롭 무어”의 책 중에 『결단』을 보면 “결정 근육”이란 표현이 나온다. 성공한 사람들은 결단을 쉽게 내리고 행동으로 옮겨서 경험치를 쌓아가며 결정 근육을 훈련시킨다고 한다. 결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결정이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결과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냥 미리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과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생각해 보고 행동할지 말지를 결정하면 된다. 나머지는 대응하면서 해결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겐 범죄 같은 극단적인 결정을 할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보통 사람들의 세상엔 나쁜 결정이란 거의 없다. 결정이 잘못될까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결국 제일 나쁜 결정이다.
오래 생각하는 게 꼭 좋은 판단은 아니다. 몰입해서 답을 내고 일단 행동해서 확인하면 된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고민해서 판단하고 결론이 났다면 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크라테스도 말했다. 불가피한 고민은 받아들이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말이다. 결론이 안 나는 고민은 붙들고 있지 말고 떨쳐 버리자. 실패의 두려움으로 핑계를 만들며 행동을 미루지 말자. 일단 해보고 움직이자. 경험이 늘면 나의 빅데이터가 쌓이고 나의 결단이 빨라진다.
사람들 중엔 결정 후 바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고, 고민만 하다가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 쪽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행동은 결국 새로운 경험인 동시에 항상 불확실성을 포함하기에 주저한 경우가 많다. “귀찮아”라는 말버릇도 이런 경우에 쓰기 좋은 변명이 됐다. 나와 비슷한 40대 싱글녀들이 많을 것이다. 40년 이상을 살다 보니 익숙해지고 안정적인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위한 에너지도 쓰는 것도 버거워한다. 하지만 우린 100세 시대를 살고 있고, 현재에 안주하기엔 아직 젊다.
요새는 60대까지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들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은 세월이 길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능력적인 면으로도 조금은 더 성장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열심히 산다는 것이 꼭 돈을 더 많이 모은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우리 또래에도 이미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해도 삶이 행복한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삶을 지루하게 느껴 허무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40대의 나이에 벌써 삶을 허무하게 느낀다면 내 삶에 미안해야 할 일이다.
행동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수동적 삶이 아닌 능동적인 삶 말이다. ‘이미 살아온 걸로 충분해.’가 아닌, 더 많이 알아보고 경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 번이고 시간은 똑같이 흘러간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은 다르니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이 맞는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주어진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말자. 배우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 분명히 내가 원하는 것이 다 있다. ‘ 난 그런 게 없어….’라는 사람은 고민해보지 않았을 뿐이다. 아니면 ‘지금은 여유가 없어.’라며 미뤄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과 함께 우리의 젊음도 유한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중년이 되면, 젊을 땐 뭐든지 다 할 수 있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느낀다. 세월을 한탄하며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나이'를 자기 방어 기제로 삼는 것이다. 하지만 40대는 아직 젊다. 생각보다 삶은 더 길고 50이 돼서 또다시 ‘5년 전에 10년 전에 해볼걸’ 하는 후회를 할 수는 없다. 잘 생각해 보면 30이 됐을 때도, 40이 됐을 때도 그런 후회를 여러 번 했을 것이다. 나이가 아닌 내 마음이 문제라는 걸 인정하자. 이젠 달라져 보자. 불확실성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불확실함을 꼭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의 확률은 반반이다. 아니, 좋은 결과와 평범한 결과의 확률이 반반이다. 결정하면서 이미 최악의 경우는 걸렀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결과를 불안해할지 설렐지는 나의 선택이다.
40대에는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한 일은 바로 행동하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젊을 때는 생각 없이 또는 짧은 생각으로 행동해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좌절해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40대는 다르다. 그러니 충분히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걱정할 필요 없다. 20대, 30대엔 없었던 나에 대한 정보와 경험치가 적절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우린 결정이 잘못됐어도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혹 좌절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니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말자. "아님 말구..", "안되면 할 수 없지.." 라는 생각이 "안되면 어떡하지..?"보다 훨씬 도움된다.
행동하기 시작하면 생각도 발전하기 시작하고 삶의 변화도 시작된다. 일단 행동하고 얻은 경험치는 자신에게 자신감과 효능감을 느끼게 해 주고 자율성도 더 커지게 해 준다. 그럼 또 하고 싶은 것이 생기고 결정할 일이 생긴다. 다시 생각을 깊게 하게 되고, 이전보단 빠른 결단과 함께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삶이 능동적으로 흘러간다. 좀 더 잘 살고 싶어지고,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 진다. 자신감이 생긴다. 그렇게 삶을 쟁취해 나가는 것이다.
수동적으로 삶을 살아온 40대 싱글녀인 나는 점점 행동하며 살아가려는 중이다. 글을 쓰고 싶다고 느낀 후 글쓰기 강좌를 들었다. 회사가 멀어지면 왠지 힘들 것 같아 주저했던 이사를 했다. 회사는 멀어졌지만, 그 덕에 내 생활공간을 좀 넓혀 오게 되면서 삶의 만족도가 커졌다.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플라잉 요가를 등록해서 배우고 있다. 더불어 여러 요가를 배우면서 ‘내가 집에서 하고 있다고 생각한 요가 동작은 그냥 스트레칭에 불과했구나.’를 크게 느끼는 중이다. 그리고 연애하기로 했다. 남자를 만날 방법들을 시도 중이다.
회사는 멀어져서 출퇴근이 힘들어졌고, 요가는 가는 날마다 귀찮음과 싸운다. 남자를 만나기 위해 낯섦과 부끄러움, 귀찮음을 극복하고 있다. 행동하는 것에 즐거움이나 편안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삶보다 변화하고 행동하는 삶이 훨씬 더 즐겁다. 내가 내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더 크게 느낀다. 그래서 이제는 삶이 좀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안다.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을 고민하는 것 그리고 행동하면 된다.
얼마 전 정형돈이 하는 유튜브를 보다가 “아름답다”라는 말에서 “아름”의 뜻이 “나”라는 걸 알게 됐다. “아름답게”라는 “나답게”라는 뜻이었다. 인생은 결국 죽기 전까지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나이가 많으신 노인들에게 삶에 대한 후회를 물으면 대부분 했던 행동에 대한 것보다 행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크다. 나다움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많이 경험하고 변화해 보자. 해보고 싶은 일을 외면하지 말고 내 뜻대로 살아보자. 그렇게 나답게,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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