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부터는 휴식을 꼭 챙기자. 나만의 잘 쉬는 법을 알아야 한다.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쉴 줄도 알아야 한다. 휴식은 삶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여야 한다는 의미다. 10대, 20대, 30대를 거쳐 40대가 되기까지 우리의 삶은 꽤 치열했다. 학교 다니고 공부하고 취직하고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40대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아직도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항상 바쁘다는 마음에 ‘다음에 쉬지….’라며 휴식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또 잘 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피곤하고 지쳐있는 자신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삶의 중반인 마흔을 지난 우리는, 지금쯤은 내가 휴식을 잘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내가 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진정한 휴식이 맞는지, 나한테 맞는 휴식 방법이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때다.
휴식, 쉼이 왜 필요할까? 삶의 균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목표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긴 여정의 삶에서 쉼은 꼭 포함 돼야 할 요소다. 실제로 제대로 휴식을 취하면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어 생산성이 올라간다. 또 잠시 생각을 쉬면 오히려 생각이 전환되어 창의력이 높아지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휴식이란 것에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생산성 강박”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휴식이 필요한 것을 알지만 제대로 쉬지 못한다. 지친 몸과 맘으로 휴식을 갈망하지만, 막상 일에서 벗어나 쉬는 시간을 갖게 돼도 온전히 쉬는 것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는 휴식의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
내 경우도 마찬가지다. 난 내가 제대로 쉰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다. 몸이 지치고 힘들어서 쉬겠다고 맘을 먹었으면 온전히 편하게 쉬는 데 집중해야 하는 건 안다. 그런데 한편에 ‘이래도 되나? 정말 아무것도 안 해도 되나?’하는 생각에 맘이 편하지 못하다. 온전히 맘 편하게 여가를 보내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 최근에도 그랬다. 일을 하고 글을 쓰고 할 것들이 쌓여 있다는 생각에 피곤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바쁜 게 아니라서 얼마든지 해야 할 일과 휴식을 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일도 휴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뤄질 뿐이었다.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쉬는 것도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다가 “클라우디아 해먼드” 작가의 『잘 쉬는 기술』이란 책을 발견했다. 책에서는 휴식의 필요성과 중요함을 강조한다. 작가는 팀원들과 2년 동안 “휴식 테스트”라는 연구를 진행했다. 책에서는 그 결과인 10가지의 휴식법을 안내하고 있다. 135개국의 1만 8천 명에게서 설문했다고 한다. 10가지는 독서, 자연, 혼자 있기, 음악 듣기, 아무것도 안 하기, 산책, 목욕, 딴생각하기, 텔레비전 보기, 명상 등이다. 이 순서대로 사람들이 많이 하는 휴식의 방법이라고 한다. 상위권 순위로 갈수록 혼자서 하는 행동이 많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있는 것 자체가 쉼이 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휴식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내가 원해서 하는 휴식이어야 한다. 내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닌 강제된 휴식은 생각만큼 효과가 있지 않다. “번 아웃”이 온 사람에게 주변에서 휴식을 권해도 본인의 의지로 휴식하지 않으면 전혀 회복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효과 있는 휴식 방법이 다 다르다. 맞고 틀리는 방법도 없고 더 효율적이고 덜 효율적인 방법도 없다. 휴식의 사전적 정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쉼’이라고 되어 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행동을 하거나 때론 아무것도 안 했을 때 내 맘과 몸이 편안해진다면 그것이 휴식이 된다.
나는 어떻게 휴식하고 있는지 생각해 봤다. 어떨 때 맘이 편하고 안정되는지 말이다. 요즘 내가 해야 할 일을 멈추고 했을 때 즐거운 일은 요가, 산책, 독서 정도다. 요가는 사실 명상하는 효과보다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느낌이 좋다. 자세를 취할 때 근육 부위의 통증을 참는 것도 왠지 즐겁다. 요가를 할 때는 다른 생각이 별로 안 들고 하고 나서는 성취감과 맘이 편해지니 나에게 휴식이라고 할 수 있음이다. 산책도 마찬가지다. 그냥 목적지 없이 걸어 다니면서 주제 없는 생각들을 하거나 멍을 때린다. 그 시간 동안은 맘이 편해지고 기분이 전환된다.
마지막으로 독서다. 사실 독서가 휴식 순위의 1위라는 것이 의외였다. 나조차도 독서를 좋아하지만, 휴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읽고 싶어서 읽는 때도 있지만, 읽어야 해서 읽는 때도 있어서였다. 한동안 괜히 맘만 바빠서 독서에 소홀하다가 다시 좀 읽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느꼈다. 책에 집중하는 그 느낌이 좋았다. 마치 시 공간감을 벗어나 책 내용에만 몰입하는 느낌이었다. 꼭 무언가 정보를 얻는다기보다 그 읽는 시간 자체가 쉼이 된다고 느꼈다. 이제는 독서가 내 휴식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처럼 모두에겐 자신에게 맞는 휴식 방법이 있다.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바쁨을 과대평가하지 말자. 실제로 너무 바쁘더라도 잠시의 쉼은 만들 수 있다. 휴식의 양과 질이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일부로라도 잠시 멈춰 쉬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잘 챙겨서 쉬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일이나 약속을 위해서 휴식을 미루지 말자. 휴식을 미룬다고 해도 해야 할 일은 항상 있고, 약속은 계속 생겨난다. 실제로 내 친구 하나는 약속을 거절하지 못해서 너무 피곤한데도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약속을 다음으로 미뤄도 큰 문제는 없지만 쉬지 못한 나는 지쳐가고 삶의 질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약속처럼 휴식에도 우선순위를 두고 내 일정에 포함해 보자.
이렇게 휴식이 중요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휴식을 챙기는 것도 지나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건강을 신경 쓰다가 그 정도가 지나쳐 건강 강박증이나 운동 중독상태가 되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휴식도 마찬가지다. 항상 내가 충분히 쉬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나 꼭 쉬어야 하는데….’라는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안 된다. 휴식을 또 하나의 과제로 삼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냥 일하다 가볍게 멍을 때리거나 차를 한잔 마셔도 좋다. 그 정도의 시간과 활동이라도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그 멈춤을 내가 인지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휴식이 된다.
나만의 휴식 방법을 생각해 보자. 이미 잘 알고 잘 쉬고 있는 사람은 잘 유지하면 된다. 그러나 항상 휴식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쉬어도 쉰다고 못 느끼기 때문이다. 내 뇌와 맘이 편해지는 것을 찾아보면 된다. 내 친구 중엔 주말에 드라마나 예능을 몰아보는 친구도 있다. 주중의 일에 지친 마음이 주말 예능과 함께 웃다 보면 많이 회복된다고 한다. 반신욕을 즐기는 친구도 있다. 나에게 효과 있는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위에 언급한 잘 쉬는 기술들을 하나씩 체험하며 나를 관찰해 봐도 좋다. 많은 사람을 연구해 나온 데이터니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너무 빠르고 다양한 삶의 형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그 정보들을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며 비교하고 스트레스받고 불안해한다. 40대의 성숙한 우리는 이제 스스로 내 삶을 조절하며 살 수 있다. 내가 살아갈 환경도 받아들일 정보도 내게 맞는 내 식대로 선택하는 것이다. 정보도 선택적으로 삶과 휴식도 선택적으로 말이다. 여태 잘 사는 방법을 고민했고, 잘 즐기는 방법도 생각해 봤다. 여기에 잘 쉬는 방법까지 갖추면 앞으로의 우리 삶에 대한 준비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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