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닫는 어머니의 사랑
어릴 적, 어머니가 나를 혼내셨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머리를 쥐어박고, 등짝을 내리치시던 그 손길, 고함을 지르고 날카로운 말투로 나를 몰아붙이셨던 순간들. 아버지와 자주 다투시며 화를 참지 못해 밥상을 엎으시던 어머니의 모습은, 어린 나에게 무서움과 반항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그때는 그토록 미워했고,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어머니는 영락없는 나이 든 어르신이 되셨고, 더 이상 그 격렬한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상하게도, 그때의 어머니가 그리워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반항심으로 가득했던 나도 이제는 철이 들어, 그 모든 순간들이 단순한 분노나 불만이 아니라 사랑과 걱정의 표현이었음을 이해하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가 내 곁에 없을 날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가슴이 미어지고, 너무 슬퍼질 것 같았다. 통화 버튼조차 누를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가 그토록 미워했던 순간조차, 이제는 어머니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으로 느껴진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어머니 곁에 있을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먼 훗날 그날이 올 때까지, 나는 어머니의 곁을 지켜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내가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을 이제는 내가 돌려줄 차례다. 그날이 최대한 늦게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어머니를 위해 더 다정해지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