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상당히 주관적인 시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러 번의 이직을 통해 수많은 국내외 헤드헌터(또는 리크루터)로부터 연락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본 국내 헤드헌터와 외국 헤드헌터의 접근 방식 차이는 후보자가 채용 과정에서 경험하는 차이점을 크게 결정짓습니다.
외국 헤드헌터는 보통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접근으로 후보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는 반면, 국내 헤드헌터는 때로는 시장의 요구와 현실을 간과하거나, 단기적인 이윤에 주안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1. 자신이 할 일을 지원자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외국 헤드헌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에게 회사의 양식에 맞춰서 이력서를 작성하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국내 헤드헌터 중에는 저에게 자신들이 할 일을 떠넘기듯이 요청한 적을 많이 봤습니다.
헤드헌터는 후보자를 선정하고 자신의 기업 고객에게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서 회사에서 정해진 지원서(Proposal)에 맞춰 후보자 이력을 작성합니다.
제가 외국 헤드헌터에게 이력서를 보내면 자신이 제3자 입장 및 기업 고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 및 내용 위주로 다시 구성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는 이런 점이 헤드헌터의 굉장히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 나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외국 헤드헌터는 연봉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조언을 할 때 회사가 미리 정해 놓은 예산과 시장 가격에 기준을 둡니다. 이는 보통 지원자 스스로가 자신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평가한 연봉 수준과 대게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지원자도 사실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의 연봉 수준을 알기 마련인데 외국 헤드헌터의 분석과 비슷하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둘 다 채용 시장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국내 헤드헌터는 반면에 회사의 의견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본인이 나의 연봉 수준을 정하고 진행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내가 희망하는 연봉의 액수를 깎으려고 하지 반대로 올린 적을 본 적이 없습니다.
3. 지원자를 꼼꼼히 검토한다. 국내 헤드헌터는 지원자가 희망하는 직무, 직급, 희망 연봉과 상관없이 '막' 던져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는 '차장, 부장'급의 포지션과 연봉 수준을 원하는데 '대리, 과장'급의 포지션을 제안합니다. 때로 나와 상관없는 업종의 직무를 제의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식음료 업계 이력이 있는데 뜬금없이 자동차 업계나 제약 업계 포지션을 제안하는 식입니다. 사람인 등 채용 사이트에 올려진 이력서의 몇몇 키워드로 검색 및 필터링하는 것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됩니다.
반면, 외국 헤드헌터는 보통 제가 원하는 직무와 직급에 맞는 포지션을 제안합니다. 후보자의 이력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안 하고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4. 항상 '프로페셔널리즘'을 유지한다. 국내 헤드헌터 중에는 말하다가 중간에 반말이 섞어 나오기도 하고, 지원자를 한 수 아래로 보는 듯한 말투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원자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다고 하여 본인이 마치 인생 선배인 것 마냥 상대를 가르치듯이 하는 언어는 고칠 필요가 있습니다.
지원자는 엄연히 자신의 고객입니다. 항상 프로페셔널한 태도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외국 헤드헌터는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잃지 않습니다. 이는 전화 통화, 영상 통화, 그리고 이메일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제가 외국 헤드헌터를 높게 평가하는 다른 이유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점입니다. 지원자의 나이와 배경이 무엇이든, 온전히 이 사람이 기업 고객이 찾는 인재인지 아닌 지에 초점을 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