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타닉가든의 동백꽃
날씨도 좋고 햇빛을 느껴볼 겸 집 근처 식물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식물원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게 작은 규모이지만 그래도 봄의 느낌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이곳으로 놀러 온 것처럼 사람이 많았다.
다들 셧다운 때문에 어디 가지 못하고, 집 근처로 산책 온 듯하다.
아기자기한 규모에 이름 모를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는데,
그중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카멜리아, 동백꽃이었다.
한국의 동백꽃이 떠올라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재작년 제주도의 카멜리아 힐에 갔을 땐, 시기를 놓쳐서 땅에 떨어진 동백꽃만 볼 수 있었는데 한껏 만개한 동백꽃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오늘 보았던 동백꽃은 그 어떤 꽃보다도 예쁘게 느껴졌다.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자꾸 길을 가다가 예쁜 꽃이 있으면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을 찍게 된다.
(아직 카톡 프로필로 올리진 않았지만, 곧 그렇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세 명이상 함께 다니는 것을 금지해서 그런지 유독 커플이나 부부끼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이 지극한 노부부들이 손을 꼭 잡고 산책하거나
젊은 커플처럼 꽃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것을 보니 참 보기가 좋았다.
꽃과 싱그러운 나무들도 좋았지만, 다정한 커플들을 볼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음의 봄이 다가온 듯 한 하루였다.